X

"정옥근 前해군참모총장 STX에 대놓고 돈 요구해"

전재욱 기자I 2015.05.06 16:55:05

STX 전 사외이사 "정 전 총장 '사업할 생각있냐' 압박" 주장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이 STX그룹에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는 회사 측 인사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전 STX그룹 사외이사 윤모씨는 “정 전 총장이 대놓고 돈을 요구했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답했다.

해군사관학교장을 지낸 윤씨는 정 전 총장(29기)보다 사관학교 3기수 선배다. 윤씨는 STX그룹의 7억7000만원을 정 전 총장에게 전달한 혐의(뇌물공여)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윤씨는 2008년 8월 정 전 청장에게서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요트회사를 STX그룹이 지원해 줄 것을 요청받고 진행이 되지 않자 재차 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정 전 총장이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요구를 하면 STX그룹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업할 생각이 있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덕수 회장에게 해군참모총장 기분이 좋지 않아 빨리 지급해야 한다고 보고했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까 봐 지원을 해줬다”고 증언했다.

정 전 총장은 윤씨에 대한 증인신문에 앞서 자신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에 관련해, “나는 대놓고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사람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초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1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날 오후 4시부터 강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뤄질 계획이다.

앞서 정 전 총장은 2008년 9월 해군 유도탄 고속함을 수주하는 대가 등으로 STX그룹 측에 장남의 회사인 요트앤컴퍼니에 7억7000만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특경법상 뇌물)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