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3000만뷰 눈 앞에 둔 '청년의꿈'…홍준표 `권토중래` 뒷받침

권오석 기자I 2021.11.30 16:05:25

2030 정치플랫폼 청년의꿈, 개설 보름만에 2700만뷰
`홍카콜라` 운영진 등 청년 지지자들 다수 참여
청년 지지층 기반으로 경선 패배 딛고 일어설지 주목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답해주세요. 왜 청년들이 저를 지지 하는지?”

‘홍준표의 질문에 청년들이 답하다’는 이른바 ‘홍문청답’(洪問靑答) 게시판에 홍 의원이 글을 올리자, 1400개가 넘는 답글이 달렸다. 가장 높은 공감 수를 받은 답글은 ‘공약, 정책, 실행능력,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의리남, 거짓없음, 직설적, 귀요밍’ ‘미래가 보입니다. 그래서 꿈을 꿀 수 있게 합니다’ 등이 있었다.

홍 의원이 만든 2030세대 정치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이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홈페이지를 개설한지 고작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함은 물론, 접속자가 몰리다보니 서버가 폭주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정도다. 이런 2030 지지층을 발판 삼아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구축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4일 개설된 청년의꿈은 홍 의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2030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냈다. 현재 청년의꿈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는 인물들도 2030 청년들이다. 홍 의원의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 운영진을 비롯해 캠프에 몸을 담았던 청년 활동가들,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청년의꿈 관계자는 “대선 경선이 끝난 후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으나 ‘이대로는 아쉽다’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도 개발할 부분이 많아질 것이고, 관리도 체계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진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온라인 커뮤니티지만 향후 오프라인으로도 확장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청년의꿈은 30일 오전 기준으로 누적 방문자만 32만 9815명이며, 2746만 2667 페이지뷰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 게시판으로는 홍 의원이 묻고 청년이 답하는 홍문청답을 비롯해, 청년이 묻고 홍 의원이 답하는 ‘청문홍답’(靑問洪答)이 있다. 특히 청문홍답은 이날까지 6800여개의 질문이 올라왔고, 홍 의원은 이중 853개의 질문에 `준표형`이라는 별칭으로 직접 답글을 달았다. 심지어 ‘정계 은퇴는 언제 하느냐’는 비아냥 섞인 질문에도 홍 의원은 “은퇴한다는 말 한 적 없다”며 일일이 답변을 하기도 한다.

(사진=청년의꿈 캡처)
답글에서는 홍 의원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엿볼 수 있다. 이날 청문홍답에 ‘윤석열 후보가 와서 당을 망치고 있다’는 게시글에 대한 답글로 홍 의원은 “당 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이렇게 밀려나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홍 의원은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 캠프가 잡탕이 됐다”며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많은 정치인들이 유튜브 등 자신만의 소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처럼 전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례는 많지 않다. 여야를 통틀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 전언이다. 경선에서 패배한 홍 의원이 되레 2030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청년의꿈의 폭발적인 인기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크게 3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거리를 두고는 있으나, 먼저 자기의 확고한 지지 기반을 쌓아서 몸값을 올린 뒤 윤 후보의 선대위에 합류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가능성은 낮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윤 후보를 대신해 `대타`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홍 의원은 ‘후보교체론이 제기되면 다시 출마할 건가’라는 질문에 ‘글쎄요’라고 답하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차차기 대선을 노리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30 남성들 중심으로 형성돼있던, 정치·사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홍 의원을 통해서 대변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면서 “차차기 대선은 현재로선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2030 남성들의 뜨거운 지지는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윤 후보 선대위에는, 본인이 앞장서진 않겠지만 당인의 입장에서 돕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