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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무협회장 "정부-기업 비정상관계 바로잡자..'시장경제'만이 살길"

성문재 기자I 2016.11.28 14:23:56

"문제 본질 이해하고 고치면 오히려 기회될 것"
"외국인의 국내 투자 영향 있을 것..믿음 중요"
무협 구조개선 연말쯤 마무리..내년 수출입 증가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이 ‘제53회 무역의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씀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이 현재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간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정확히 가려 이같은 문제가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8일 서울 트레이드타워 한국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시국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2월 5일 제53회 무역의 날을 앞두고 ‘2016년 수출입평가 및 2017년 전망’을 주제로 개최됐지만 이날의 주된 관심사는 최순실 게이트였다.

김 회장은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관계가 가장 바람직하다”며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제도를 만들고 그 제도 내에서 기업이 경영에 집중하게 해야 한다. 시장경제 외에 한국경제의 살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시장경제란 ‘기업가형 국가’다. 정부와 기업 관계를 단절시키고 기업은 시장의 신호만 보고 행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공정거래법, 소비자보호법, 환경법 등 필요한 법을 잘 지키고 정부는 기업이 눈치 볼 필요없는 경영환경을 보장한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 이렇게 된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어느 특정 정부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동안 모든 정부의 문제로 뿌리박혀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반성 못하고 또 이런 일 생기면 안된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부와 기업 관계를 바로 잡는다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회장은 혹시 모를 무역업계의 피해를 우려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국민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이번 사태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 믿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예측가능한 나라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불안정한 정국이 지속된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우리가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다행히 협회 회원사 중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애로사항을 제기한 사례는 아직 없다.

김 회장은 무역협회의 구조개선 작업과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거의 마무리될 것”이라며 “협회 자회사들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미 코엑스몰 경영에서 손을 뗐다. 김 회장은 “지난 17일부터 신세계프라퍼티의 코엑스몰 위탁경영이 시작됐다”며 “신세계의 경영 개선 계획을 보면서 위탁경영 전환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인호 회장은 수출입 동향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우리나라가 과거 어떤 어려움도 극복했던 경험과 전례가 있다”며 “올해의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역협회는 내년 한국의 수출은 올해보다 3.9% 증가한 5165억 달러, 수입은 7.3% 증가한 4335억 달러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IT 제품과 원유관련제품(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기계의 수출이 회복되지만 선박, 자동차부품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4970억 달러, 수입은 7.4% 줄어든 404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무역수지는 93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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