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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소득 증가를 정부에서 지급하는 이전소득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소득은 67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증가했다. 반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316만 7000원으로 103만 5000원으로 1.5%,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질적인 근로·사업 소득은 오히려 1.9%, 1.7% 뒷걸음질쳤다. 사실상 지난해보다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근로소득은 지난 2022년 3분기(-0.4%)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고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소득증가율의 1.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소득 증가율을 앞서고 있다.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크게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역시 1.6% 증가했다.
소비 지출은 월세 등 주거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월세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9.5% 증가했다. 이 중 월세 등 실제거주비가 11만 1000원으로 1만2300원(12.3%) 증가했고,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도 8.2% 늘어났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오락·문화 부분의 지출도 19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어났다. 또 지난해 겨울 독감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보건 지출도 9.2% 늘어났다.
소득 분위별로 지출을 살펴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에서만 유일하게 지출이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위는 교육부분 지출이 지난해보다 52.4%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담배 등의 지출도 11.4% 줄었고,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4.7%나 줄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5.6% 늘었다. 이자비용(20.0%), 사회보험료(6.5%) 등에서 증가한 반면 경상조세(-0.5%) 등에서 감소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4분기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1%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 땐 마이너스를 보였다”며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끈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실질지출 늘었지만…高물가에 먹거리 지출 줄여
한편 같은날 발표된 2023년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9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2.1%였다.
코로나19 회복으로 여행 수요가 많이 늘어나면서 오락·문화 지출이 18.9%나 증가했다. 음식·숙박 역시 7.6% 증가했다. 또 지난해 공공요금 인상의 여파로 주거·수도·광열 소비 지출도 9.2% 늘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명목 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식료품·비주류음료(-3.4%), 의료·신발(-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3.5%) 등의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서민들이 특히 먹는 음식과 입는 옷 등의 지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