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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궁금해]의견 분분한 '위드코로나' 전환, 언제쯤?

강민구 기자I 2021.08.26 15:12:43

'사회적 거리두기' 한계···완전 종식도 어려워져
전환 필요성 이견 없어···시기, 방법 등은 달라
사회적 합의 과제···먹는 치료제 나와야 한다는 시각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기존 방역체계를 바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는 ‘위드 코로나’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하지만, 전환 시기나 방법 등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언급하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확진자 숫자를 억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확진자 진단, 자가 격리·치료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방역 초기에는 메르스나 지카바이러스 유행처럼 해외 유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국내 전파를 막으면서 관리했지만, 광범위하게 퍼진 코로나19 신규감염을 완벽하게 예방해 확진자 숫자를 ‘0’으로 만들기 어려워졌다. 전면 봉쇄를 하지 않는 이상 기존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위드코로나’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자료=이미지투데이)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대 의대 연구진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거듭될수록 실제 국민들의 이동량 감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도 한국의 지난해 전체 초과사망은 4000명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망자는 이중 8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도 영국·싱가포르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등의 방역수칙을 완화했다. 싱가포르가 지난달 말에 발표한 확진자수 집계 중단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언제 도입하는 게 좋을까. 우선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는 다음달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모든 국민이 백신을 모두 맞는다 해도 백신이 100% 감염을 예방하지 못하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만들기 어렵다. 백신 접종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현 치명률도 0.2% 수준으로 낮다. 효율이 좋은 치료제가 나오면 좋겠지만, 시간을 지체할수록 경제·사회적 피해도 그만큼 커져 개인 방역 지침 준수, 진단, 치료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말께는 돼야 전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먹는 치료제(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되거나 국민 70% 이상이 적어도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10월말 정도면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겠지만 청소년, 소아들이 남아 있다. 백신이 만드는 면역지속기간도 고려할만한 대목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백신은 최소 6~8개월 이상 예방 효과가 있지만 돌파감염 등을 고려해야 한다. 먹는 치료제가 나온다는 전제하에 10월말 또는 연말부터 서서히 방역 완화를 시도하면서 내년 봄께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을 바꾸는 형태 등이 거론된다.

접종 시기를 떠나 사회·보건학적 합의는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의료체계 붕괴를 만들 수 있는 중증환자, 사망자 발생 위험 부담을 감안하면서 효율적인 방역대책 전환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편은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 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 박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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