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4년 연속 오를까' 유업계 긴장감…'쿼터' 조정이 '변수'

남궁민관 기자I 2024.06.11 15:45:06

낙농진흥회 11일 원유가격 협상 위한 소위원회 가동
음용유용 0~26원 사이 결정…유업계 "또 인상 불가"
정부 의지·낙농가 수익개선 등 '동결' 유력하다지만
쿼터제가 '변수'…"할당량 줄이면 가격 올리려 할 것"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원유의 기본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협상이 11일 공식 가동되면서 유(乳)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흰우유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업계에 부담을 키워서다.

정부가 물가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낙농가 또한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올해에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 협상에서 함께 논의하는 ‘원유쿼터’ 조정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원유기본가격 조정을 위한 소위원회 상견례를 갖고 한 달간의 협상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생산비 상승 및 사용량 증감 등을 반영해 1ℓ당 가격 조정 범위는 음용유용 0~26원, 가공유용 -11~+25원으로 정해졌다.

원유 가격은 2021년 8월 기존 ℓ당926원에서 947원으로, 2022년 10월 다시 999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1일부터 음용유와 가공유 등 용도별 원유 가격을 달리 책정하면서 음용유용은 ℓ당 996원으로 소폭 내렸지만 당해 10월 ℓ당 1084원으로 큰 폭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대두된 배경이다.

유업계는 해마다 흰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원유 가격 인상은 더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용유 사용량은 169만t으로 전년(172만5000t) 대비 2.0%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원유 가격 대폭 인상에 힘입어 젖소 1마리당 소득은 2022년 280만 1000원에서 지난해 308만 6000원으로 개선돼 올해는 낙농가의 대의적 양보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물가안정을 기치로 전방위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결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최근 “엄중한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해 생산자, 유업체 협력을 통해 원유 기본가격 인상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할 원유쿼터 조정이 변수로 꼽힌다. 지난 2002년 도입된 원유쿼터제는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 일정량을 유업체별로 의무적으로 구매토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소위원회에서는 2025~2026년분에 대한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흰우유 소비 감소로 원유 재고가 날로 늘고 있는 만큼 할당량을 줄여달라는 유업계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낙농가 간 입장차가 첨예한 상황이다. 원유쿼터를 유지하려는 낙농가가 소위원회에서 원유 가격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낙농가는 쿼터를 기존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원유 가격 동결에 협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쿼터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될 경우 원유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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