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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 파업 장기화 조짐..국내 車 업계, 반사이익 누릴까

이다원 기자I 2023.09.21 14:59:10

美 자동차노조 파업 엿새째 협상 교착
GM·포드·스텔란티스 일부 공장 멈춰서
파업 장기화시 국내車 반사이익 가능성
“2~3개월 이상 길어지면 재고분 소진탓”

[이데일리 이다원 박민 기자] 미국의 3대 완성차 업체(GM, 포드, 스텔란티스)가 속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업에 나선 지 엿새째인 20일(현지 시간) 노사 협상이 교착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장기화할 경우 미국내 차량을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법인 전경. (사진=현대차)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UAW 파업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UAW 측은 40%가량의 임금 인상,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신입직원이 적게 받는 임금 체계 종식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측은 임금 20%가량 인상안을 고수하는 등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UAW는 지난 15일부터 자동차 3사의 미국 내 공장 각각 1곳에서 파업 중이며 22일 정오까지 ‘중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참여 공장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체 조합원 14만6000명 가운데 9% 정도인 1만27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이 지속되면서 일시 해고와 조업 중단 등 여파도 나타나고 있다. GM은 파업으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파’를 이유로 파업 해결 때까지 캔자스주 소재의 한 공장에서 2000명을 일시적으로 해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첫 파업을 결정한 후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업계에서는 UAW와 사측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 규모가 커지고 길어질 경우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 파업의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가 당장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파업이 두세 달로 길어진다면 이들 업체의 생산 차질로 상대적으로 생산에 문제가 없는 다른 완성차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 차질에 대비해 2~3개월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파업이 예고되면 미리 생산을 늘려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한다. 하지만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재고분이 모두 소진된다면 소비자 판매에 제동이 걸려 다른 완성차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북미에서 직접 차량을 생산하고 있어 파업이 길어질 경우 직접적 반사이익 가시권 안에 들게 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의 최대 수출처도 미국이다. 특히 미국 현지에 있는 현대차·기아 공장 근로자들이 UAW에 가입되지 않아 파업 요인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 완성차 업계 파업이 올해 들어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로 ‘전기차 가격할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현지 완성차 생산 차질과 전기차 시장 공급 과잉은 결이 다른 문제”라며 “전기차 수급 불일치는 애초에 공급이 많아서 발생했다기보다 점점 비싸지는 전기차 값에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부담스러워 발생했던 만큼 수요 회복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포드 공장.(사진=AFP)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미국 차 산업계가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동차 분석전문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UAW 부분 파업에 따른 하루 차량 생산 손실은 약 3200대다. 또 골드만삭스는 이번 파업으로 각 기업이 1주일간 1억~1억2500만달러(약 1338억~1673억원) 규모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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