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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삼층석탑 내부에 있던 통일신라 유물 보물됐다

채상우 기자I 2017.10.31 11:35:45

20구의 금동불상과 개수탑기비 등 유물 일체
'선림보훈' '옥천사 지장보살도'도 보물 지정

경남 밀양시 표충사 삼층석탑 내부에서 발견한 불상 등 출토 유물(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안에서 발견한 불상 등 출토 유물 전체가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제1944호로 지정된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출토 유물 일괄’은 1995년 삼층석탑 해체보수 작업 중 기단 적심부에서 발견됐다. 이들 유물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는 20구의 금동불상과 탑에 봉안된 여러 공양물, 석탑의 수리를 알려주는 조선 초기의 ‘개수탑기비’(탑을 수리한 연혁을 새긴 비석·1491년)를 포함하고 있다. 불상 중에는 머리와 대좌 등이 파손된 것들도 있지만 출토지가 분명한 곳에서 시기를 달리하는 많은 불상이 함께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은 “석탑 안에 이렇게 다양한 형식과 양식, 시대별 층위를 가진 불상이 다량으로 봉납된 사례는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드물다”며 “이는 통일신라 9세기에 건립된 석탑이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음을 실증적으로 말해준다”고 말했다.

보물 제700-2호로 지정된 ‘선림보훈’은 고려 우왕 4년(1378) 충주의 사찰 청룡선사에서 간행한 서책이다. 선사들의 ‘도’와 ‘덕’에 관한 교훈을 모은 선서(교리와 선사의 설법과 언행을 수록한 교본)로 고려 말부터 조선으로 이어지는 시기의 우리 불교 사상과 선종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꼽힌다.

책의 간행 동기와 유통 사실, 간행에 참여한 인물 등이 수록돼 있어 고려 말기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경위와 지방 사찰본 간행과 관련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현존 판본 가운데 판각(나무판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김)과 인출(책판에 먹 등으로 내용을 찍어서 인쇄함)이 가장 정교한 고려서책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보물 제1693호에 포함되어 지정된 ‘고성 옥천사 지장보살도 및 시왕도’(제2초강대왕도)는 시왕도 10폭 중 1976년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던 2폭 중의 1폭으로, 최근 프랑스에서 발견돼 원래의 장소였던 고성 옥천사에 다시 봉안된 역사적인 유물이다. 2016년 환수된 ‘제2초강대왕도’는 옥천사 지장보살도 및 시왕도 도상과 작품의 완결성을 한층 높여줄 뿐 아니라 현존하는 시왕도 중에서도 구도, 색채, 필선, 인물의 표현 등 양식상 완성도가 높아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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