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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메가시티 넘어 행정구역 통합까지 가능할까?

박진환 기자I 2023.02.15 15:38:06

김태흠 충남지사 "임기내 가시화 시·도지사들과 선언할 것"
김 지사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 등도 공감해"
세종시 반대 입장 피력하는 등 향후 추진과정서 진통 전망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2022년 11월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유치 성공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충청권을 하나의 권역으로 통합해 그간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대부분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향후 인구 560만명의 단일 지방 행정체제 구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충청권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충청권 행정 통합과 관련해 “임기 내에 가시화해서 충청 시·도지사들이 함께 선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충청권이 통합되면 560만 인구가 되는데, 이 정도 규모는 돼야 진정한 지방분권과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부분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며 “국가사업을 유치하는 경우에도 지금처럼 충청권에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 하는 것은 국가 예산도 비효율적으로 사용될뿐더러 충청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지역 통합을 통한 재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전·세종·충남·충북을 비롯해 경기·인천, 전남·광주·전북,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등으로 권역을 통합하고, 강원과 제주는 특별자치도로 운영하는 등 전국을 5~6개의 권역으로 나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김 지사는 “미국의 주(州) 같은 형식으로 외교·안보나 광역단체 간의 조율만 국가가 전담하고, 지역은 자치권을 부여받아 나머지 업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의원도 중대선거구제로 선출해야 한다”며 “물론 부·울·경 통합이 실패하는 등 쉽지는 않겠지만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김 지사의 설명이다. 김 지사는 “다만 도지사 임기(2026년 5월) 전에 충청권 4개 시·도 행정통합이 가시화되면 ‘(가칭)충청도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김 지사의 구상과 달리 충청권 4개 시·도의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4개 시·도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이 단일 행정체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보이고 있는지도 미지수이며, 당장 세종시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등 향후 추진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최근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종시는 국가주도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되는 만큼 타 충청권 시·도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초광역협력은 가능해도 행정통합은 다른 얘기라고 본다”며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 등 험난한 입법과정도 예고돼 있다. 또 행정구역 통합 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 중인 지방공무원들의 대규모 감축과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심각한 인사적체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40만 인구의 세종시가 제 기능을 하려면 통합 이후에 충청 내 특별자치시로 지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행정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충청권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최근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도 출범한 것이며, 규약이나 초광역권 사업, 의회구성 등 통합 가능한 부분에 대해 (충청 시·도지사들이) 함께 선언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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