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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주 은행규제 강화 발표…대형銀, 20% 이상 자본금 늘려야"

박종화 기자I 2023.07.18 16:19:25

블룸버그 "27일 SVB사태 재발 방지 방안 발표"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높이고 미실현손익도 장부에 반영
자본금 1000억~2500억달러 중형은행도 규제 강화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은행의 건전성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위험 가중치, 미실현 채권 손실 평가 등을 손봐 대형은행의 경우 많게는 20% 이상 자본 확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규제 대상도 대형은행은 물론 중형은행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영업 재개 직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SVB 본사 앞에서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사진=이데일리 DB)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2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미 규제당국이 은행 자본 규칙 강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촉발된 은행 위기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다.

소식통들은 규제 당국이 현재 대개 50%로 책정돼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40~90%까지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만든 은행 규제인 ‘바젤 Ⅲ’에서 제시한 위험 가중치보다 약 20%포인트 높다. 위험 가중치는 은행이 대출 자산 가치에 위험도를 반영할 때 사용하는 비율이다. 위험 가중치가 높아지면 기존의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게 돼 은행으로선 자본 규제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축소하거나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손익(미실현 손익)을 장부에 반영토록 하는 방안된 거론된다. 미실현 손실이 자본금에 반영되는 경우 자본금이 줄어드는 만큼 은행은 자기자본비율 등을 맞추기 위해 종전보다 더 많은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 SVB는 미 국채 투자 등에서 본 미실현 손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파산으로 이어졌다. 일찌감치 투자 손실을 자본금에 반영했으면 위기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으리란 게 연준 등의 판단이다.

규제 당국은 이 같은 자본 규제 강화가 현실화하면 대형 은행의 경우 평균 20% 이상 자본금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번 규제 강화 대상엔 중형은행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연준 등은 자본금 2500억달러(약 315조원) 이상 은행에 가장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강화되는 규제는 자본금 1000억~2500억달러(약 126조원) 이상 은행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 때 규제 기준이 완화되면서 SVB 등 중형은행에 대한 감독이 소홀해졌다는 지적 때문이다.

앞서 캐나다 금융감독청도 담보인정비율(LTV)이 65%가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은행이 기존보다 더 많은 자본금을 확보하도록 하는 자본규칙 개편안을 지난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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