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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충성파' 지휘자 게르기예프, 미국 공연서 퇴출

장병호 기자I 2022.02.25 15:38:23

25~27일 빈필과 카네기홀서 공연 예정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지휘자 교체
푸틴과 절친…미국 내 공연 반대 여론 확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빈필)와 선보일 예정이었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사진=뉴시스)
카네기홀과 빈필은 25~27일(이하 현지시간) 예정했던 빈필 콘서트의 지휘자가 게르기예프에서 캐나다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겐으로 변경됐다고 24일 발표했다. 협연자로 예정됐던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의 연주도 함께 취소됐다.

지휘자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며칠 전까지도 ‘정치인이 아닌 예술가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라며 게르기예프의 출연을 옹호한 빈필 측이 지휘자를 교체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적인 긴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르기예프는 푸틴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친구로 2013년 푸틴이 부활시킨 러시아 노동 영웅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지지하기도 했다. 협연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마추예프도 푸틴의 지지자로 크림반도 강제합병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게르기예프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내에서는 게르기예프가 ‘푸틴 충성파’로 카네기홀 무대에 올라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한편 이탈리아 밀라노의 오페라 극장 라스칼라에서도 게르기예프에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라스칼라는 게르기예프가 성명에 동의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협업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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