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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공사들 '포스트 코로나' 채비…150개 이상 노선 신설

방성훈 기자I 2021.03.26 16:09:43

유나이티드·델타·사우스웨스트 등 휴양지 노선 신설
"휴가 계획 세우는 미국인들 늘어…백신 접종 덕분"
바이든 "7월4일 코로나서 독립…가족모임 가능할 것"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응이 나타난 곳은 항공·여행 업계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어느 정도 감염 확산이 억제되는 모습을 보이자 여름 휴가를 위한 항공 예약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팬데믹(대유행)을 바라보는 미 국민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항공사들은 최근 150개 이상의 미 국내 노선을 추가했다. 지난해 중단했던 주요 노선들을 재개하기 시작하는 한편, 일부 휴양지에는 신규 노선을 제공하기로 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5월말부터 50인승 비행기로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밀워키 등 일부 도시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등 대표 휴양지를 오가는 직항편을 신설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들 노선을 포함해 올 여름 24개 이상의 새로운 항공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노선의 절반(52%) 수준이 복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5월 항공노선 가동률은 2019년 같은달 대비 14%에 그쳤다.

델타항공도 지난주 20개의 신규 항공노선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델타 항공은 몬트리올의 글래셔 파크나 와이오밍주 잭슨홀 행 항공편을 새롭게 추가했으며, 알레스카행 항공편을 증편하기로 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 비치와 몬태나주 보즈먼 등을 포함해 17개 신규 노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사들이 이처럼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은 최근 여름 휴가철을 대비한 예약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앤키트 굽타 미 국내 네트워크 계획 담당 부사장은 “팬데믹 초반엔 고객들이 3개월 이후의 여행일정을 잡는 것에 대해 불안해 했지만 지금은 많은 고객들이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예약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인들의 펜대믹에 대한 위기 의식이 대폭 완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조속하게 백신 접종을 매듭짓겠다고 거듭 의지를 내비친 것이 인식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가진 첫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제시하며 “바이러스에서 독립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국민들이 (계획대로) 백신을 맞는다면 7월 4일까지 가족이나 친지 등이 뒷마당에서 모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연설 이후 여행예약사이트의 호퍼에서 해당일 여행 검색이 63% 급증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약 26%(접종 완료 14%) 수준으로 미국인 4명 중 1명은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다.

미국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항공·여행업계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징후로 읽힌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 21일 미국 내 공항을 통과한 승객은 150만명을 넘어서며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까진 2019년 대비 40%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WSJ는 부연했다.

아울러 항공사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기업 고객들의 수요 회복도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진단이다.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는 출장 등 비즈니스 여행 수요의 10~30%는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 등을 이용한 비대면 회의가 일상화되면서 출장 수요도 줄어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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