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무기화 위협에 美, 호주·캐나다서 광물자원 개발

신정은 기자I 2019.06.12 13:11:33

美국무부 '에너지 자원 경영 계획' 발표
"한 공급원에 의존하면 붕괴 위험 커져" 경고
미국, 타국과 광물 지식 공유..발굴·개발 지원

중국 남서부 윈난성 시마오 시에 있는 희토류 채굴 현장 모습. 사진= 차이나데일리 캡처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움직임에 대응해 다른 나라의 주요 광물자원 개발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캐나다, 호주 등 국가들과 협력해 리튬·구리·코발트 등 주요 광물의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명 ‘에너지 자원 관리 계획’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전세계 희토류 공급의 80% 이상을 한 국가가 통제하고 있다”며 “어느 한 공급원에 의존하면 공급망 붕괴의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나라와 광물 전문지식을 공유해 그들이 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나아가 타국의 광물 산업이 국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관리와 행정 체계에 대해 조언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담았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이 7개 지역에서 희토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하기 위해 희토류를 ‘무기화’ 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국 화학업체 블루라인은 최근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는 호주 라이너스(Lynas)와 손 잡고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희토류 자체 개발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캐나다, 호주는 물론 다른 동맹국들도 추후 미국 전선에 합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희토류는 배터리나 군사장비 등 각종 전자제품 제조에 필요한 광물질 17개를 가리킨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물량의 80%가 중국산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 미국의 전투기를 비롯해 장갑차, 유도미사일, 야간투시경, 레이저 표적화 장치 등 주요 무기 생산이 차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가 작성한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첨단 전투기 중 하나인 F-35 라이트닝 II를 한 대 생산하는 데 희토류 920파운드(약 417㎏)가 필요하다.

앞서 미국 상무부도 희토류 국내 생산을 시급히 늘릴 것을 권고 한 바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중대 광물이 차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전례 없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