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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OPEC+ 감산에 러 원유 가격 상한제 역효과 우려”

김윤지 기자I 2022.10.13 15:01:21

블룸버그통신 “美행정부 내 우려 제기”
오히려 국제유가 재상승 가능성 커져
푸틴 공급 중단할까…참여국에 엄포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정부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에 따른 러시아 유가 상한제의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고, 중국이나 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구매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AFP)
소식통에 따르면 미 행정부 내 일각에선 OEPC+ 감산으로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유가 상한제 조치가 오히려 가격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유가 상한제는 당초 러시아산 원유를 시장에 공급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러시아가 원유 수출로 얻는 이익을 제한하기 위함이었으나, OPEC+의 감산 결정으로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러시아 유가 상한제 계획은 추진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보복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전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에너지 주간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으로 고조된 에너지 위기에 대해 자국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에너지 가격 상한제에 대해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에는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승인했다. 올 12월부터 러시아 석유를 수송하는 배들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협의된 상한선 이하로 판매해야 서방의 금수 조치를 면제 받는다. 유럽연합(EU) 또한 지난 5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적용을 골자로 하는 추가 대러 제재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논의 중으로,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OPEC+는 지난 5일 월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내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 보다 20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감산 폭으로, 이로써 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4185만 배럴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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