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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빨리 퍼지나 했더니…델타변이, 바이러스 양 1260배 많다

김보겸 기자I 2021.07.23 17:01:22

4차 대유행 주범 델타 변이, 전파력 높은 이유는
①짧은 잠복기…기존 바이러스보다 이틀 짧아
②몸 속에서 증식 유난히 빨라…최대 1260배
전문가들 "델타 변이에 대응하려면 백신 맞아야"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지난 22일 시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4차 대유행 주범으로 지목되는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잠복기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이틀 정도 빠를 뿐더러, 몸 속에서 증식하는 속도가 이전 감염자보다 1000배 넘게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루 징 박사 연구진이 중국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된 62명을 추적해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63명의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전했다.

델타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잠복기가 짧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코로나19에 확진되기까지 기간인 잠복기가 델타 바이러스는 4일로, 기존 바이러스보다 이틀가량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몸 속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델타 변이의 전파력을 높였다. 인체 바이러스 밀도를 측정한 결과에서 델타 바이러스 감염자는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보다 밀도가 최대 1260배 높았다.

바이러스 양이 많고 잠복기가 짧은 델타 변이에 전 세계 각국은 속수무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124개국에서 보고됐으며, 미국과 독일에선 델타 변이 비중이 각각 83%, 74%에 달하고 있다. 몸 속 바이러스 양이 많으면 타인에게 전파하기 쉬워질뿐 아니라, 짧은 잠복기가 접촉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탓이다.

벤자민 카우링 홍콩대학 교수는 “잠복기가 짧으면 중국이 하는 것처럼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을 찾아내 격리하는 방역 방식이 힘들어진다”며 “모든 사실을 종합하면 델타 변이는 정말 막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다만 델타 변이가 빠른 전파력과 별개로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중증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나 면역체계를 얼마나 잘 피할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D) 국장은 “델타 변이가 면역 반응을 잘 파괴하지만 백신으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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