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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이태원 참사에… “주말이지만 예측 못해 일말의 책임”

송혜수 기자I 2022.11.07 13:35:10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당시 충북 제천을 방문 중이었던 윤희근 경찰청장은 “개인적으로 당시 주말이긴 했지만, 이런 상황을 미처 예측하지 못하고 그 시간에 서울 근교에서 대비하지 못한 데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청장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청장의 안일한 대처로 보고도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윤 청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휴일을 맞아 개인 일정으로 충북 제천을 방문하고 밤 11시에 취침했다. 이날 밤 11시 32분께 경찰청 상황 담당관으로부터 ‘인명 사상 사고 내용’이 담긴 이태원 참사 발생 관련 문자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42분이 지난 30일 0시 14분께 상황 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사고를 인지했다.

당시 충북 제천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지난 8월 청장 취임 이후 주말이라고 해서 지방에 자유롭게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국정감사를 비롯한 여러 일정을 수행한 뒤 조금 여유가 있겠다 싶어서 과거 근무했던 지역에 내려가 등산도 하고 취침했다”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보·보수 단체가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린 상황에서 경찰청장이 서울청장에게 지휘 책임을 맡긴 채 제천에서 캠핑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 청장으로서 좀 더 엄정하게, 좀 더 신중하게 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하신다면 달게 받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통상 업무시스템은 지난달 29일이 아닌 22일 정도 상황이면 제가 대책 회의도 주관하고 상황관리도 했을 것”이라며 “29일 서울 시내 상황은 서울청장 정도로 대처해도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부연했다.

윤 청장은 “결과론적인 말씀이지만 경찰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 상상했다면 기동대가 아니라 더한 경력을 투입했을 것”이라며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또 “2017년부터 있었던 핼러윈데이 (행사와) 비교했을 때 (투입된) 137명이라는 인원은 결코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한 인력”이라며 “그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특별수사본부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집무실이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하지 않았고 추가로 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112신고 11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내용은 스스로 뼈를 깎는 각오로 공개한 것이다.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진상규명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특수본은 전날 이 전 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정보계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 전 서장과 류 전 과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정보계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직권남용, 증거인멸 혐의가 추가됐다. 박 청장과 용산소방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다.

이태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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