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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돈줄죄는 서방‥농산물 금수로 맞불 러시아

장순원 기자I 2014.07.29 16:42:11

서방-러시아 추가 제재 2라운드
제재 수위 한층 높이는 서방‥경제 타격 초점
러시아 "美 닭·유럽 과일 수입금지"‥맥도날드 불똥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대(對) 러시아 제재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 돈줄을 정면으로 겨누며 제재 수위를 대폭 올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태세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산 농산물 금수조치로 맞불을 놨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반군 지원활동을 강화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 EU, 대(對)러 제재로 내년 러 GDP 4.8% 증발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강력한 신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데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구진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친(親)러시아 반군에게 제공한 미사일에 의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보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인 셈이다.

이번 추가 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은 물론 러시아 재정·국방·에너지 관련 기업을 정면으로 겨누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 국영은행 거래를 제한하고 러시아 군사장비 판매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이날 유럽연합(EU) 정부 대표들은 앞서 발표한 자산 동결, 여행 금지 제재 대상인 푸틴 대통령의 측근 명단을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EU 전문매체 ‘EU 옵서버’는 러시아 경제제재로 내년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4.8% 증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U 옵서버는 러시아 경제가 올해 230억 유로, 내년 750억 유로(약 103조2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올해와 내년 러시아 전체 GDP의 각각 1.5%,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끈한 러시아‥농산물 금수 로 맞불

서방 제재가 한층 강화하자 러시아 당국도 발끈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단 미국산 가금류와 유럽산 과일 수입을 중단했다. 위생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식품안전청은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의 치즈 위생에 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와는 관련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서방측은 우크라이나 동부 교전 사태에 이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러시아 책임론을 주장하며 제재를 확대하는 데 보복 조치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이전보다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제재와 보복 조치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 수위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석유기업 유코스 전 주주에 51조원 배상 판결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러시아 정부가 석유기업 유코스를 강제 수용하면서 손해를 본 GML 지주회사 주주에게 500억 달러(51조2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러시아 정부가 과거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회사였던 유코스 파산하는 과정에서 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서방에서는 러시아 최대 부호였던 석유재벌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이 푸틴의 정적으로 부상하면서 정부 탄압을 받은 것으로 해석해왔다.

이런 판결이 미묘한 시점에 나오자 러시아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판결에 대해 상소할 뜻임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재판의 러시아 측 변호인들이 법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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