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이 650만명이라고 할 때 학교에 진학한 인원과 해외로 나간 인원 등을 감안하면 매년 6만명의 청소년이 학교밖으로 나가고 있다고 추산했다. 일부 청소년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학교밖에 머물며 누적 규모만 36만~37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5월 ‘학교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여가부는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했다. 학교밖 청소년 절반 이상이 학업중단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여가부가 공개한 ‘학교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다고 답한 학교밖 청소년은 56.9%나 됐다.
학업중단을 후회하는 정도는 학교밖 생활환경에 따라 차이가 났다.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청소년들의 후회 비율은 70.2%로 각종 지원센터 청소년의 후회하는 비율(47.6%)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후회하는 이유는 △다양한 경험부재(52.3%) △졸업장을 받지 못해서(52.3%) △교복을 입지 못해서(51.9%) △친구 사귈 기회가 감소해서(44.6%) △학생권리가 상실돼서(33.3%) 등을 복수로 꼽았다.
이들이 학업중단 충동을 느끼는 시기는 고등학교 때였다. 특히 고 1때 3명 중 1명(32.6%)이 학교밖으로 나왔다. 이들이 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뭘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27.5%로 가장 많이 꼽혔다. 그 뒤를 △공부하기 싫어서(27.2%)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2.3%) △검정고시 준비(15.3%) △학교 분위기와 맞지않아서(14.4%) △특기를 살리려고(12%) △폭력·왕따 문제(10%) 등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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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그만둘 때 가장 큰 상담자는 부모(67%)였다. 그 뒤를 친구(44.7%) 담임교사(23.2%) 형제자매(12.8%) 선후배(11.7%) 상담선생님(9.9%) 등이 이었다. 아무도 없었다는 응답도 14.5%나 됐다.
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적 선입견과 편견 무시였다. 자신이 진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기위한 노력에도 비행청소년으로 보고 냉대하는 모습에 가장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셈이다.
2명 중 1명은 학교를 그만둔 후 친구집이나 PC방, 모텔 등을 전전한 경험이 있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했고 음식점 서빙(37.6%), 편의점 점원(8.5%), 배달(5.1%), 전단지돌리기(4.6%) 등과 같은 단순근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됐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는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구타나 폭행(5,6%), 왕따(5.2%), 음란메시지(4.7%) 등을 경험한 이들이 15.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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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은 교육부에서 관리하지만, 학교밖으로 나가면 손을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보가 연계돼 있지 않아 학교를 그만둔 이들이 어디로 가는 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학교밖에서도 심리·적성검사, 상담 등을 통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꿈드림’ 서비스가 있는데도 이곳으로 유입되는 학교밖 청소년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이들이 제도권밖에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취업사관학교, 단기쉼터, 이동쉼터, 소년원, 보호관찰소, 미인가 대안학교 등 7개 기관에 속해있는 학교밖 청소년 5130명 중 설문에 응답한 4691명을 대상으로 했다.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이나 집안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청소년은 조사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