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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신용보강 ABCP, 내년 초까지 대거 만기 돌아온다

김성수 기자I 2022.12.23 20:43:32

PF ABCP 총 3365억,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시흥·안동·경산·천안시 등 지자체 신용보강
한은 금리인상·PF 불확실성에 경계감 여전
내년 상반기 리파이낸싱 여건 개선 ''불투명''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경기 시흥시·경북 안동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신용보강을 제공한 유동화증권(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3300억원 이상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대거 만기를 맞이한다.

내년 상반기 리파이낸싱 여건이 개선될지는 불확실하다. 내년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3.5%에서 바뀔 수도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해서다.

◇ 내년 상반기까지 3365억 만기…시흥·안동·천안 등 신용보강

23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 경북 안동시, 경산시, 천안시 등 각 지자체의 신용보강으로 발행된 PF ABCP 총 3365억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를 맞는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이 ABCP를 발행한 특수목적회사(SPC) 8곳과 발행금액은 △트루프랜드경산제사차(150억원) △비아이티리치제일차(565억원) △타이거즈제이차(360억원) △트루프랜드경산제팔차(560억원) △트루프렌드안동제일차(330억원) △트루프렌드매화제삼차(80억원) △트루프랜드경산제구차(780억원) △비아이티리치제이차(540억원)다.

우선 트루프랜드경산제사차가 기존에 발행한 원금 150억원의 ABCP는 이달 23일 만기가 도래한다. 이 ABCP는 경산 지식산업지구 조성사업을 유동화한 것이다. 기초자산은 SPC인 트루프랜드경산제사차가 차주인 경산지식산업개발에 대해 보유한 원금 150억원 규모 대출채권이다. 경산시가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했다.

경산 지식산업지구 조성사업은 경산지식산업개발이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학리, 와촌면 소월리 일원 391만6666㎡ 사업부지에 지식산업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2단계에 걸쳐 올해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경산 지식산업지구 조성을 유동화한 ABCP 또는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가 여럿 있다. ABSTB는 건설사 PF 사업의 성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전자단기사채를 말한다.

타이거즈제이차가 발행한 ABSTB 360억원은 내년 1월 13일이 만기다. 트루프랜드경산제팔차가 발행한 ABSTB 560억원은 내년 2월 9일 만기며, 트루프랜드경산제구차가 발행한 ABSTB 780억원은 내년 3월 7일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1월 12일에는 SPC 비아이티리치제일차가 발행한 ABSTB 565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 ABSTB는 천안 북부 BIT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유동화한 것이다.

이 사업은 차주인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가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복모리·신가리·어룡리 일원 87만5254㎡ 사업부지에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건이다. 시공사는 코오롱글로벌, 대우조선해양건설, 활림건설 등이다.

ABSTB 기초자산은 SPC(비아이티리치제일차)가 차주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에 대해 보유한 PF 대출이다. 차주는 지난 2020년 4월 SPC와 변제 및 상환순위가 동일한 다른 유동화대주인 비아이티리치제이차 등과 총 1105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약정에 따라 SPC가 차주에 대해 보유한 대출의 약정한도는 565억원이고, 대출 만기는 준공 후 5년이 되는날과 최초 대출실행일로부터 9년이 되는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로 설정돼 있다. 천안시가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했다. 비아이티리치제이차가 발행한 ABCP 540억원의 만기는 내년 5월 23일 예정이다.

이밖에 트루프렌드안동제일차가 발행한 ABCP 330억원은 내년 2월 20일, 트루프렌드매화제삼차가 발행한 ABCP 80억원은 내년 3월 2일 만기가 돌아온다.

트루프렌드안동제일차가 발행한 ABCP는 경북 바이오2차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유동화한 것이다. 기초자산은 SPC가 차주 경북바이오산단개발에 대해 보유한 원금 330억원 대출채권이다.

앞서 차주는 2016년 12월 한국산업은행 및 SPC로부터 원금 730억원 한도의 대출을 차입하는 내용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이 약정상 산업은행은 약정한도 300억원의 트랜치 A(선순위) 대주로, SPC는 약정한도 430억원의 트랜치 B(후순위) 대주로 참여했다.

경북 바이오2차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58만㎡ 사업부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15년부터 내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트루프렌드매화제삼차가 발행한 ABCP 80억원은 내년 3월 2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시흥 매화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유동화한 것으로, 기초자산은 SPC가 차주 시흥매화산단개발에 대해 보유한 80억원 규모 대출채권이다.

이 사업은 시흥매화산단개발이 경기도 시흥시 매화동 164번지 일원 37만6026㎡ 사업부지에 민관 합동방식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건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 일부 캡처 (자료=한국은행)
◇ 내년 리파이낸싱 여건 ‘불투명’…한은 금리·PF 불확실성 여전

내년 상반기 리파이낸싱 여건이 개선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고채 3년물·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채권시장 냉각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오지만,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해서다.

우선 부동산 경기의 핵심변수가 ‘금리’인데,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를 최종 어느 수준까지 올릴지가 명확하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말 최종금리 수준을 5.1%로 끌어올린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이 총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면서 “경제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PF ABCP 시장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히 높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 신용·유동성 공여 PF ABCP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1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은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 PF ABCP를 제외한 수치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PF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대비 22.8% 늘어난 1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25.9% 수준이다. 이 중 부동산 기업금융은 107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 일부 캡처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보고서에서 “부동산 기업금융은 과거 PF 부실사태 발생 시기(2011~2013년)와 비교해볼 때 부실 정도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기업금융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부동산 기업금융의 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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