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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속 우영우 25만명…3명 중 2명 '삶에 만족' 이유는

이지현 기자I 2022.09.06 14:45:32

소통 어려움 있지만 가족 함께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有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실제로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와 같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사는 발달장애인 규모는 얼마나 될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6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은 25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주민등록인구(5167만명) 대비 0.48%에 해당하는 규모다. 3년 전인 2018년 23만4000명이었던 것이 3년만에 1만8000명 늘었다. 이 중 지적장애인은 21만9000만명(87.2%)으로 대부분이었고 자폐성 장애인은 3만2000명(12.8%)이었다.

2명 중 1명 이상 고졸이지만…30%는 초졸 이하

이들의 장애 발견 시기는 평균 7.3세였다. 자폐성 장애는 좀 더 이른 3.1세로 조사됐다. 지적장애(7.9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기에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장애를 등록하지 않았다. 평균 4.5년 후인 11.8세에 장애진단(지적장애 12.8세, 자폐성 장애 4.6세)을 받고 장애 등록은 평균 17.7세(자폐성 장애 7.1세, 지적장애 19.3세)에 했다.

이들의 적절한 교육을 받을까? 10명 중 4명에 가까운 38.6%만 고등학교 재학·졸업자였다. 10명 중 2명 이상(22.6%)이 초등학교만 졸업하거나 재학 중이었다. 그 뒤를 △중학교 재학·졸업(14.6%) △고등학교 전공과 재학·졸업(9.9%) △무학(8.1%) △대학 재학·졸업(6.2%) 등이 이었다. 고교 이상의 학력을 가지거나 가질 거로 보이는 이들이 54.7%나 됐지만, 반대로 초등학교 이하의 저학력자도 30.7%나 됐다.

장애발견 및 조기개입 현황


재학 및 졸업한 학교 유형을 살펴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일반학교 일반학급이 53.0%로 절반 이상이나 됐다. 중학교의 경우 일반학교 일반학급이 35.5%, 특수학교는 35.1%로 확인됐다. 고등학교의 경우 특수학교가 42.5%로 가장 많아, 고학년이 될수록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발달장애인은 4명 중 1명(25.5%)은 “깊은 잠을 못 잔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답변도 3명 중 1명 이상(36.4%)이나 했다. 특히 치과적 문제로 불편하다는 답변이 38.3%나 됐다.

정신과 약물 복용 사례는 37.7%로 조사됐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약물 복용이 48.6%로 지적장애인(36.1%)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주된 이유는 △뇌전증(간질)(32.8%) △행동 문제(19.7%) △조현병 등 정신과 질환(18.5%)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10.2%) 등이 꼽혔다. 발달장애인 만성질환 유병률은 54.4%나 됐다. 현재 관리 중인 만성질환은 정신병(30.0%), 고혈압(10.3%), 치과 질환(9.0%), 당뇨병(8.6%), 우울증(7.4%) 등이었다.

도움 대부분 ‘가족’…3명 중 1명 “혼자 남겨질까 두렵다”

지적장애인의 21.3%, 자폐성 장애인의 30.5%가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을 필요로했다. 특히 지적장애인의 17.1%, 자폐성 장애인의 27.5%가 의사소통에 도움을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들은 대부분 가족이었다. 부모가 67.6%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형제·자매(8%), 배우자(6.8%), 방문 돌봄 제공인력(4.5%) 등의 순으로 이었다. 주 돌봄자의 평균 연령은 56.6세였다.

이들은 주로 평일 낮시간을 부모나 가족과 함께(31.8%) 보냈다. 집에서 혼자 있는 경우도 20.3%나 됐다. 직장에 있는 경우는 11.3%에 불과했다. 이들의 삶은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 3.6%로 가장 적었다. ‘만족하는 편이다’가 6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은 4.6%, ‘만족하지 않는 편이다’도 31.7%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이 미래에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이 33.4%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건강(22.5%) △일상생활 지원 및 돌봄(21.7%) △재산 마련 및 생활비(10.0%) △직업생활(8.5%) 등을 꼽았다.

이들의 가족은 △보호자도 사후에 대한 막막함(34.9%)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12.2%)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구체적 미래 설계의 부재에 따른 심리 정서적 불안감이 컸다.

18세 이상의 발달장애인 중 미혼은 78.7%나 됐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미혼인 경우가 99.6%로 대다수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76.9%가 미혼으로 확인됐다.

15세 이상의 발달장애인 20.3%가 취업한 상태였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이 30.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장애인 근로사업장(9.3%) 등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취업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두텁고 촘촘한 지원을 위해 돌봄서비스를 대폭 보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발달장애인 지원예산을 올해 2080억원에서 내년 2528억원으로 21.5%(447억원) 늘리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의 낮시간 활동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을 최대 8시간(확장형 기준)까지 확대키로 했다. 내년 4월부터는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입원·경조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돌봄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신규 도입키로 했다.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발달장애인 장애 특성과 욕구 등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첫 실태조사”라며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 강화대책 마련 등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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