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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병학 전 감사에 대해서는 징역 3년과 벌금 175억원을, 이용한 전 대표에 대해선 징역 2년 6월과 집행유예 3년을 명령했다. 페이퍼컴퍼니 실사주 조모씨에게는 징역 2년 6월과 벌금 17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문은상은 신라젠의 대표이사와 대주주로서 자금돌리기 방식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주도해 신라젠과 자본시장에 심각한 피해와 혼란을 야기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신라젠의 실패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면서 자신의 책임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하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BW 행사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음에도 회사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마저 개인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BW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발행 회사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뜻하며,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근로 의욕을 심어주기 위해 정해진 가격으로 자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문 전 대표를 포함한 피고인들은 자금 흐름 과정에서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속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은 거래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고,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활용해 자기 자본 없이 350억원 상당의 신라젠 BW를 인수했고, 191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신라젠 전 경영진들은 신라젠 상장을 위해 BW를 발행했을 뿐, 이러한 행위로 신라젠이나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문 전 대표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2000억원을 구형했고, 추징금 약 855억원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대표과 곽 전 감사에겐 각각 징역 15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문 전 대표의 공범으로 지목된 페이퍼컴퍼니 실사주 조모씨에게는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원을, 신라젠 창업주이자 특허대금 관련사 대표 황태호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