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구시, 화이자 백신 '직구?'...황희석 "복장 터진다"

박지혜 기자I 2021.06.02 15:20: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구시가 정부에 구매를 주선한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은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좀 더 확인해야겠지만 정상경로는 아닌 것으로 지금 판정되고 있다”며 “공급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은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손 반장은 “화이자 본사로부터 ‘현재까지 한국에 대한 판권은 화이자사만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제안받은 제품군에 대해 화이자에서 현재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법적 조치까지 하겠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시의사회와 의료기관 모임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해 왔다. 최근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을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지역 의료계와 외국 무역회사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4월 1일 오전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가 제안한 백신의 공급 주체는 외국의 민간 무역회사로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 보좌관은 “첫째, 한국 판권은 화이자에 있다. 따라서 민간 무역회사와는 계약을 할 수 없다. 이미 그 사실을 4월 말과 5월 말에 재차 확인해서 대구시에도 알려줬다”고 했다.

그는 “둘째, 대구시가 제안한 백신이 정품인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이자는 국가 또는 코백스를 통해서만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서 어떻게 외국 민간 무역회사가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백신이 있다 하더라도 대구시가 제안한 백신은 정부가 기존 계약한 화이자 백신과 다른 제품으로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가에 필요한 자료는 화이자가 가지고 있다. 화이자가 서류 제출에 동의해 줘야 하는데 판권을 가진 화이자가 타 회사와의 계약을 위해 서류제출에 동의해 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여 보좌관은 “셋째, 대구시가 제안한 백신은 기존 화이자 백신과 접종 용량, 바이알당 도즈가 다르다”며 “또 정부는 물론 대구시도 제안된 백신이 어떤 보관상태와 품질인지 알지 못하고, 유효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정식 수입된 기존 제품과 다르기 때문에 제조공정과 콜드체인 유지 여부, 품질 안전성 등 확인이 우선 되어야 한다”며 “참고로 AZ 백신도 외국 민간회사나 개인이 백신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는데 대부분 확인해보면 사실이 아니거나 가능하지 않았던 거라, 대구시의 제안도 화이자에 통보하고 신중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 보좌관의 이 같은 설명에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댓글을 통해 “3만, 30만도 아니고 3000만 명분을 공급하겠다는 외국 민간회사의 제안이라고 하면, 보통의 지각 있는 사람은 뭔가 허접하다거나 의심스럽다고 생각하고 더 탄탄하게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고… 복장 터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 [속보]코로나19 백신 2차 신규 접종자 10.7만명, 누적 77.6% - 모더나 백신, 젊은 남성 심근염 위험 화이자의 5배 - 강기윤 의원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지원 위해 2470억원 증액 필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