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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화학약품 소독제는 소독 과정에서 장기 손상과 암 발생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런 문제점을 피하고자 자외선(UV) 이나 광촉매를 이용하면 약품 없이도 미생물을 제어하고 독성 오염물질을 분해할 수 있어 화학약품 소독제의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위 방법은 상대적으로 처리속도가 느리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KIST 연구진은 이 방법에 전기를 흐르게 해 한계를 극복하고 화학약품 없이도 물을 효과적으로 살균·소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들은 ‘티타니아(TiO2)’ 물질을 촉매로 사용했는데 전기가 잘 흐르지 않아 이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티타늄의 산화수를 일부 조정하는 셀프(자가)도핑 기술을 통해 전기전도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나노구조의 촉매를 제작했다.
이 촉매로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을 하는 동시에 전기를 흐르게 하면 살균제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 분 내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99.99% 이상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개발된 시스템은 20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연속 운전해도 높은 살균성능을 유지했다.
KIST 홍석원 센터장은 “이 연구를 통해 개발된 무약품, 친환경 정화 및 소독 기술은 소형 가전제품 뿐 아니라 수영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향후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 및 환경부 하·폐수고도 처리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 최고 수준 과학전문지인 ‘Applied Catalysis B : 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