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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벤처 한계 드러낸 ‘비앤오바이오’, 본격적 사업은 언제?

송영두 기자I 2021.03.19 15:51:39

OCI-부광약품, 2018년 합작벤처 비앤오바이오 설립
매년 100억 투자키로 하면서 업계 및 투자자들 주목
3년간 12억 투자, 신약개발도 후보물질 탐색에 그쳐
OCI가 사실상 비앤오바이오 사업 주도...역할론 제기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3년전 OCI(010060)부광약품(003000)이 야심차게 조인트벤처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그 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조인트벤처의 경영과 관련한 주요 결정에 양쪽 동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신속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OCI가 최근 바이오 사업을 강화키로 하면서 비앤오바이오에 다시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OCI와 부광약품은 5년간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면서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지만 이후 약 3년 동안 고작 100만 달러(약 12억원)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은 2019년 비앤오바이오의 이스라엘 암 조기진단 기업 뉴클레익스 지분투자에 사용됐다.

OCI는 2018년 7월 부광약품과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다. 양사가 50대 50 비율로 투자한 조인트벤처로 OCI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부광약품과 손을 잡은 전략적 모델이다. 본사는 서울 동작구 부광약품 사옥 내 위치해 있다. 유희원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외 이우현 OCI 부회장, 최수진 OCI 바이오사업본부장 등이 주요 경영진으로 올라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앤오바이오 대표이사는 유희원 대표가 맡고 있지만 사업을 주도하는 쪽은 OCI다. 비앤오바이오에 대한 OCI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설립 당시 OCI는 부광약품과 매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신약연구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위해 신약후보 물질 발굴, 유망벤처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OCI의 자금력과 부광약품의 신약개발 노하우에 화학과 제약의 만남으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됐다.

비앤오바이오 개요.(자료=부광약품)


하지만 비앤오바이오 설립 이후 후속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50억원), 미국 아디셋 바이오(Adicet Bio. 약 80억원) 등 오히려 다른 바이오 기업 투자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OCI는 2018년 5월 제약·바이오 사업 제휴를 위한 지분취득 명목으로 부광약품 주식 196만4021주를 약 428억원에 매입했고 이후 배당으로 인해 204만6222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상반기 204만6222주를 일정 차액으로 매도했다. 비앤오바이오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가 부광약품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앤오바이오는 대기업과 제약기업의 합작모델로 업계는 물론 투자업계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신약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 진입에 성공한다면 IPO 추진 시 흥행이 예상되기도 했다”며 “반면 각 사업에 대한 양사 의견이 반영돼야 하고,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적극적인 투자나 신약개발 등 바이오 사업을 위한 일련의 제스처들이 없었던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 측은 OCI와 계속 비앤오바이오를 공동운영하면서 투자를 진행하는 걸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비앤오바이오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 중이다. OCI 측과 여러가지 방안을 선상에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OCI 관계자는 “비앤오바이오는 신약개발과 해외 유망 바이오텍 지분 투자 등을 중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다양한 활동들이 부진했던 측면이 있다. 아직까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OCI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바이오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비앤오바이오는 신약개발과 함께 재무적 투자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처를 발굴할 것”이라며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성과가 나는 등 적당한 시기가 되면 IPO 추진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업계는 최근 OCI가 바이오사업부를 이우현 부회장 직속 부서로 승격시키고 바이오 사업 강화를 선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앤오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부광약품과의 관계 등도 고려해야겠지만 OCI가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합작벤처에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투자를 통한 사업이 활성화 되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분 투자한 뉴클레익스에 대한 벤처캐피탈(VC)들의 관심이 높고, 상장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비앤오바이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VC 관계자는 “비앤오바이오가 투자한 뉴클레익스는 OCI가 별개로 약 34억원을 투자했고, 글로벌 바이오 전문 투자사 오비메드와 DSC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할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라며 “업계 내에서는 코스닥 상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비앤오바이오에게는 이상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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