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3’에서 “2035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팩 기준)는 올해부터 연평균 15.5% 성장해 6160억달러(815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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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SNE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2023년 687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207GWh→2030년 3074GWh→2035년 5256GWh로 늘어나리라고 예상했다. 이는 연평균 19.5%의 성장세다.
오는 2035년 글로벌 상위 6개 업체의 생산 능력은 약 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생산 능력 1TWh보다 5배 커진 규모다. 상위 6개 업체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 중국 CATL·BYD, 일본 파나소닉을 말한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차지하는 생산 능력 비중은 2022년 75%에서 2035년 38%로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북미 생산 능력 비중은 6%에서 31%로, 유럽 생산 능력 비중은 12%에서 27%로 늘어날 것이란 게 SNE리서치 분석이다.
SNE리서치는 2035년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가 7.3TWh에 달하는데, 공급은 5.9TWh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즉, 2030년대 안팎으로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리란 얘기다.
오 부사장은 “유럽·북미 시장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북미·유럽 신규 배터리 업체들이 계획에 맞춰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이에 따라 특히 북미 지역의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중국 업체가 북미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면 한국 또는 일본 업체가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북미 내에서 빠르게 증설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부족한 배터리 공급량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광물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두고선 “당분간 메탈 가격 하락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3월 기준 리튬 가격은 1년 새 38.9% 하락했고, 같은 기간 니켈·코발트 가격은 36.4%, 59.5% 떨어졌다.
아울러 SNE리서치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이라고 내다봤다. 오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비중은 2035년 전체 배터리 시장의 10~13%를 차지할 것”이라며 “2030년 이후 황화물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NE리서치는 이 밖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나트륨 전지 △코발트 프리 △리튬 에어 △열화 진단·예측 기술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꼽았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 역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2040년 1741억달러(230조원·광물별 금액 기준)에 이르리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