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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머스크와 으르릉 대던 아인혼, 트위터 점찍었다

이정훈 기자I 2022.08.02 13:21:33

대표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이끄는 `스타매니저` 아인혼
상반기 시장대비 33.8%P `창사이래 최대` 초과수익률
"영업현금흐름 좋고 자사주 적극 사는 가치주 투자 성공"
트위터 신규 매수로 주가상승 베팅…머스크와 악연 주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월가를 대표하는 헤지펀드 중 하나인 그린라이트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아인혼이 올 상반기에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다.

시장이 급변동하던 상반기 중에 영업 현금흐름이 양호하면서도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가치주에 집중 투자한 것이 성과를 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트위터(TWTR)를 신규 취득하면서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탈 최고경영자(CEO)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아인혼이 이끌고 있는 그린라이트는 올 2분기에 8.4%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중에 누적으로 13.2%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중 20.6% 하락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비교해 33.8%포인트라는 기록적인 초과수익률을 냈는데, 이는 그린라이트 창사 후 최고 성적이다.

아인혼 CEO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같은 눈부신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로 가치주(株) 순환매와 대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 덕이었다고 꼽았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는 주식을 사면서 다른 적극적 투자자들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대신에 이런 역동성을 높이 평가해 영업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나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보유 종목으로 아틀라스에어 월드와이드와 그린브릭 파트너스를 꼽았다. 아틀라스에어는 화물운송에 특화한 항공기를 아웃소싱하거나 운항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현재 747 화물 항공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린브릭 파트너스는 총 8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주택건축 및 토지개발업체다. 이들은 팬데믹 동안 막대한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자사주 취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인혼 CEO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는 여전히 약세장에 있다고 본다”면서 이 때문에 올초 127%였던 총 매수 엑스포저를 2분기 말 기준으로 86%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투자할) 기회를 위해 실탄을 쌓아두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트위터 주가 추이


이처럼 상반기 성공적 투자 이후 한 발 물러서고 있는 그린라이트이지만, 2분기 중에 신규 취득한 트위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린라이트는 트위터를 평균 37.24달러에 취득했다.

아인혼 CEO는 “현 시점에서 트위터가 머스크와의 법정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경우 주가가 위로 17달러 정도 뛸 가능성이 있는 반면 만약 소송에서 져서 인수딜이 무산되더라도 하락할 여지는 17달러 정도에 불과하다”며 위아래 확률이 50대50인 만큼 투자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트위터는 올 초 주가가 하락하자 종전 20억달러 어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40억달러 규모로 늘리기 위해 회사채까지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던 머스크 CEO는 회사 측에 총 150억달러까지 자사주 취득을 늘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위터를 둘러싼 아인혼 CEO와 머스크와의 관계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한때 테슬라 전기차의 안전 문제와 가격 인하 등을 문제 삼으며 테슬라를 공격했고, 실제 공매도까지 했다가 오히려 대량 손실을 본 적이 있다. 머스크는 그런 아인혼을 틈만 나면 조롱하는 등 둘 사이의 악연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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