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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주택 품질 위해 기본형건축비 고치고 후분양제 도입해야"

이배운 기자I 2024.06.17 14:51:10

분양원가 분석결과 공개…평균 분양이익 13.8%
"기본형 건축비, 택지비 부풀리는 부작용 초래"
"후분양 사업장, 건설원가 기반 분양가 책정해야"
"국토부에 제도개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반영안돼"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부실시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형 건축비 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H공사는 1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5년 이후 분양한 142개 단지의 원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SH공사가 분양한 142개 단지(4만91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당 360만원, 건설원가는 ㎡당 310만원으로 분양가격과 건설 원가 간 50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SH공사는 평균 13.8%의 분양이익을 얻었으며, 이 분양이익에서 택지비는 110%, 건축비는 10%의 손실을 기록했다. 평균 분양이익 ㎡당 50만원 중에서 택지비는 55만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건축비는 5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분양가격은 2005년 ㎡당 222만원에서 2021년 600만원으로 2.7배 올랐고, 같은 기간 건설원가는 ㎡당 200만원에서 394만원으로 1.97배 올랐다.

분양가가 더 큰 폭 오른 것은 분양가 중 택지비가 3.85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원가의 택지비는 같은 기간 1.83배 올랐다. 택지비 원가 상승분보다 분양가에 택지비를 더 많이 포함해 분양가가 책정됐다.
SH 연도별 분양가격과 건설원가 비교 그래프 (사진=SH공사)
현행 주택법상 선분양 주택의 분양가격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와 택지비를 더해서 산정한다. 이는 분양가격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분양가 상한제)인데 실제 투입된 공사비와 분양가격 간에 괴리를 일으킨다는 게 SH공사의 지적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현행 기본형 건축비는 근거가 미흡한 상황에서 책정되는데 사업자가 책정한 분양가가 인정되지 않으면 고스란히 사업자의 손실로 반영된다”며 “이 때문에 사업자가 분양가에 택지비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고품질 주택을 짓기 위해선 현행 기본형 건축비로는 불가능하다”며 “원가에 기반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기본형 건축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후분양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분양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실제 투입된 건설원가를 알 수 있고, 원가를 공개하면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사 부실 및 지연이 발생해도 이로인한 손실은 사업자가 직접 떠안아 시민에게 돌아가는 피해도 없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분양 원가 공개 관련해 국토부에 10회 이상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실무 협의를 거쳤으나 현장에서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SH공사는 민간에서 지은 좋은 아파트 수준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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