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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보고서·터키발 충격에 휘청인 ‘바이오’…“장기적 성장 주목해야”

김지섭 기자I 2018.08.14 11:12:05

골드만삭스 셀트리온 목표주가 절반 수준 제시
셀트리온 비롯한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하락세 마감
구완성 연구원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하락 과도한 수준”
서정선 회장 “장기적으로 지속적 성장 기대”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와 터키 리라화 급락 여파 등으로 국내 바이오 주가가 휘청였다.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셀트리온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진출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심화를 우려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절반 수준인 14만7000원으로 낮추고 ‘매도’ 의견을 냈다. 터키와 미국 간 갈등에 따른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국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4% 감소한 26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3%), 한미약품(-7%), 유한양행(-2%), 신라젠(-8%) 등 주요 종목도 전일 대비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코스피 의약품 업종은 3%, 코스닥 제약업종은 4% 감소했다.

14일 증권사를 비롯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투자심리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대박’을 노리는 지나친 기대감도 경계해야 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

이날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가 지적한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4만원을 유지하고 “지나친 비관론보다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며,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강화정책(BAP)을 가동하면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 중이고,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오리지널 회사인 미국 존슨앤존슨에 대한 특허소송 승소 등이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레미케이드’, ‘허셉틴’ 등 1세대 특허만료 바이오의약품 시장과 ‘루센티스’, ‘스텔라라’ 등 2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향후 ‘옵디보’, ‘키드루다’ 등 3세대 시장 규모가 약 4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증권가 보고서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 상위 제약업체가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미약품의 연이은 기술 수출과 동아에스티의 기술 수출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만큼 향후에도 상위 업체의 기술 수출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업체와의 협상 경험도 풍부해졌으며 해외 임상도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의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는 R&D 회계 비용의 자산화 처리와 관련해서도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D 자산화 이슈도 자산화 비율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개별이슈로 접근하면 실제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향후 전망에 대해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이외에도 체외진단과 유전체 분석 등 다양한 분야들이 성장하고 있고, 크고 작은 좋은 실적을 계속 내고있어 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산업화를 가로막는 규제들이 본격적으로 해소 된다면 더 좋은 성과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4일 오전 11시 현재 골드만삭스 보고서 등 여파로 하락했던 제약·바이오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26만2500원으로 전일대비 0.9% 증가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45만2500원으로 전일대비 1.3% 상승했다. 신라젠(1.8%), 유한양행(0.6%), 한미사이언스(1.7%)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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