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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던킨 누런 기름때’ 영상에… 경찰, 일부 조작 판단

송혜수 기자I 2021.12.09 14:30:0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던킨도너츠 생산공장에서 반죽에 이물질이 떨어지는 장면 등을 영상으로 담아 위생 불량 논란을 제기한 제보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해당 영상이 일부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민주노총 측은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무리한 기소의견 송치”였다고 밝혔다.

던킨을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가 30일 제보 영상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개한 영상 (사진=비알코리아)
이날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가 던킨안양공장 근무자이자 영상 촬영자인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24일 안양공장에서 반죽에 재료 외에 다른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등 위생 문제를 보여주는 영상을 촬영해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에 제보했다.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끼어 있는가 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울이 맺혀 있는 장면이 담겼다. 또 기름때가 반죽에 떨어진 장면,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 검은 물질이 묻어 있는 장면 등이 여과 없이 보였다.

이 영상은 의원실을 통해 KBS로 전해졌고, 같은 달 29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소비자들에 큰 실망을 안겼다.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의 도넛 반죽에 정체 불명의 물질이 떨어져있다 (사진=KBS 뉴스 캡처)
이에 비알코리아는 30일 “전날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 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라며 이날 오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시 비알코리아는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 28일 A씨가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라며 “A씨는 설비 위에 묻어 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면은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A씨는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비알코리아 측은 해당 영상과 함께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를 건네받은 경찰은 피고소인 소환 및 현장검증 등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A씨가 영상을 일부 조작해 업무방해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와 함께 문제를 제기했던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측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무리한 기소의견 송치”라는 입장을 전했다.

노조 측은 “식약처는 이미 던킨도너츠 전국 공장 5곳 모두를 해썹(HACCP) 기준에 부적합하다고 판정했다”라며 “경찰이 문제 삼는 것은 공익제보자가 폭로한 40분 영상 중 단 2초가 문제 된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비알코리아가 공개한 영상 속 A씨의) 해당 동작은 폭로된 던킨도너츠 비위생 생산 실태 전체 문제와 무관하다”라며 “경찰이 현장검증 등을 했다고 하나 이미 식약처 점검 이후 청소를 했고, 생산설비를 바꾸는 등 생산 구조가 바뀌어서 제대로 된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은 “이미 검찰에 경찰 기소 의견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검찰에서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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