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자세만 바로잡아도 연말 술자리 건강 지킬 수 있어"

이순용 기자I 2015.12.28 14:00:00

음식점에서 장시간 양반다리 피하고,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근육 풀어줘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직장인 박대리(여·30)는 며칠 전 삼겹살 집에서 직장 송년회를 가졌다. 삼겹살 집 특성상 양반다리 자세로 고기도 굽고 술도 마시다 보니 회식이 끝날 때쯤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연말이라 잦은 술자리에 컨디션까지 좋지 않았던 박씨는 다음 날 술이 깨니 통증이 골반과 허리까지 이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연말연시가 될수록 송년회, 신년회 등의 명목으로 술자리도 잦아진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성인남녀 1717명을 대상으로 ‘송년회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59.8%)은 송년회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 해를 보내는 12월, 허리가 좋지 않았던 사람에게 과한 술자리는 치명적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피할 수 만은 없다.

연말 술자리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서 있을 때 보다 2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에 전달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앉는 등 척추의 S자만곡을 무너트리는 잘못된 술자리 자세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양반다리, 골반 불균형과 허리 통증으로 이어져

연말 술자리는 대개 방석을 깔고 바닥에 앉는 좌식 고깃집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대부분의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양반다리로 앉는데, 장시간 양반다리는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양반다리 자세는 척추를 지지하는 척추기립근이나 골반근육의 긴장, 근막의 염증, 인대의 손상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양반다리로 바닥에 앉으면 몸의 하중이 골반과 무릎안쪽에 집중돼 엉치나 허벅지쪽에 통증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의 양반다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양반다리를 해야 할 때는 다리를 번갈아 포개 주는 것이 좋고, 좌식 의자를 통해 허리의 하중을 등받이로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최소 1시간에 한 번씩은 화장실에 가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엉덩이를 들썩거리면서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술자리에서 장시간 다리 꼬고 앉으면 척추 불균형 일으켜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OO비어’가 인기를 끌면서 여성들의 허리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비어 가게의 인테리어 특성상 일자 테이블에 높고 딱딱한 의자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꼬고 있다. 하지만 다리를 꼬는 자세는 골반의 균형이 무너져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다리를 꼬는 자세는 한쪽 골반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몸의 무게가 한쪽 허리로만 쏠리게 된다. 이에 우리의 몸은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면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척추가 반대방향으로 휘게 된다. 이러한 골반변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다리를 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 자세가 가장 편하다면 양 다리를 번갈아 가며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바람직하다.

◇찬 바닥에 오래 앉아 술 마시면 치질 심해져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혈액순환의 둔화와 차가운 바닥, 잦은 음주로 인한 치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치질 환자는 2007년 이후 매년 약 2.7%씩 증가해 2012년 기준 85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알코올 섭취는 인체에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치질을 악화시켜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치질을 앓고 있던 사람이라면 차가운 바닥에서 장시간 술자리는 피해야 하고, 맨바닥 보다는 방석을 깔고 앉아야 한다. 또한 미지근한 물을 좌욕기 또는 대야에 준비한 뒤에 3~5분간, 하루 2~3회씩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으면 좋다.

◇푹신한 소파도 허리 통증 유발

푹신한 소파 역시 허리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만취해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아져 대충 소파에 누워 잠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행동은 금물이다. 푹신한 소파는 척추 곡선을 틀어지게 만들고 척추 뼈에 심한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푹신하면 누워있는 동안 엉덩이 부분이 푹 꺼져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주위 근육 이완이나 혈액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창원자생한방병원 윤승규 원장은 “장기간 사용한 소파는 자주 앉는 부분이 꺼지거나, 탄력과 복원력의 정도가 달라져 허리나 전신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무리하게 취해 소파에서 쪽잠을 청하기 보다는 바닥이나 침대에서 정상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연말 회식자리에서 한 여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