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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금융상품)고수익채권펀드, 글로벌이냐 미국이냐

김유정 기자I 2009.10.29 16:56:14

`AB 글로벌고수익`펀드 VS
`프랭클린 하이일드`펀드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33일째 자금이 빠져나가며 환매 신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도 자금이 들어오는 해외펀드 중 하나가 바로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용 위험도가 높은 채권에 투자해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에 출시하는 재간접펀드들을 설정한지 약 3개월이 지났다. 개별 펀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순자산액이 많게는 3500억원 수준까지 모인 펀드도 눈에 띈다.

이같은 글로벌 하이일드 재간접펀드라고 해도 펀드별로 투자지역과 투자대상 통화 등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많은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발행된 미 달러화 하이일드 채권에 집중투자하는 상품과 미국외 이머징지역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이 대표적이다.

물론 그에 따른 성과도 달라진다.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가운데 포트폴리오의 성격이 뚜렷이 대비되는 `AB 글로벌고수익`펀드와 `프랭클린 하이일드`펀드 상품을 비교해본다.

◇ 美·이머징마켓 고수익채권 나눠담는다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시장의 경쟁이 나름대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슈로더투신운용과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블랙록자산운용 등 유수의 외국계 운용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들을 속속 출시했기 때문이다.

설정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수익률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이하 AB운용)의 `AB 글로벌고수익`펀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0월26일 기준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 수준으로 동일 유형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내고있다.
▲ 달러-레알화의 연초이후 최근까지 움직임
출처:파이낸셜타임스

이 펀드는 미국은 물론 이머징마켓에서 발행하는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에 동시에 투자한다. 미국에서 발행된 투자부적격등급 고수익 채권과 신흥국가에서 발행된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신흥국가가 발행한 국채 등이 투자대상이다.

9월말 현재 달러표시 이머징마켓에 34%, 지역통화표시 이머징마켓 채권에 12%를 각각 담고있다. 지역별로는 미국(42%)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있지만 이밖에 러시아(10%), 브라질(5%), 영국(4%), 베네수엘라(4%), 아르헨티나(4%), 터키(3%), 카자흐스탄(3%), 우크라이나(2%) 등에 배분하고 있다.

통화 역시 다양하다. 미국 달러가 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브라질 레알화와 터키 리라, 헝가리 포린트, 러시아 루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콜롬비아 페소 등 다양한 이머징마켓 통화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크레딧 수익률 그 자체보다는 최근 이머징마켓 환율 강세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브라질 레알화의 경우 올해들어 미 달러화 대비 36% 상승했다. 레알화는 올해들어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된 통화중 하나다. (왼쪽 그래프 참조)

이 펀드는 미국 달러외에 여러 통화에 투자비중을 갖고있지만 미 달러화에 대해서만 헤지하고 나머지 통화는 노출하고 있다. 재간접펀드인 만큼 원화에 대해서도 헤지한다.

AB운용 관계자는 "이머징마켓에 투자하지만 이머징마켓에서 발행되더라도 미 달러표시 채권 비중이 더욱 많다"며 "따라서 이머징마켓 통화의 변동성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국채 외에도 회사채, 상업용 주택저당증권 등 다양한 자산에 배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대상 채권의 신용등급도 투자부적격등급인 `CCC` 및 이하채권부터 최고등급인 `AAA` 등급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이 재간접펀드가 투자하는 모펀드는 1997년에 설정됐다. 설정이후 최근까지 누적수익률은 122.63%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벤치마크 대비 30%포인트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과 함께 이머징마켓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AB 글로벌고수익`펀드는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HSBC은행, SC제일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동부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 美 하이일드채권 잠재력이 가장 높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프랭클린 하이일드`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7% 수준으로 AB운용 상품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3개월 성과로 속단하긴 일러 보인다. 이 재간접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모펀드가 꾸준히 벤치마크 대비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미국 하이일드채권 시장에 대한 잠재력도 높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미 달러화 하이일드 채권에 자산의 95% 이상을 집중투자한다. 기준 통화도 물론 미국 달러화다. 이처럼 이 펀드가 미국에 집중투자하는 것이 미국의 하이일드 마켓이 전 세계 하이일드마켓의 70%를 차지하는 데다 상승 잠재력도 가장 크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서진희 프랭클린템플턴투신 마케팅 이사는 "글로벌 시장이 회복 기조를 보이는 속에서도 미국은 유독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며 "그만큼 향후 상승 여력이 가장 크다고 보고 미국시장에 집중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은 현 3개월 시점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이같은 투자전략을 변경할 계획도 없다.

이 재간접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모펀드는 지난 1996년에 설정돼 10년 넘게 운용되고 있다. 모펀드의 설정이후 누적성과는 76%를 기록, 벤치마크 대비 34%포인트 아웃퍼폼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은 역내에는 설정돼 있지 않지만 AB운용과 같은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를 본사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외 이머징마켓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로 지난 2001년 설정된 이후 수익률 35%를 보이고 있다.

이 펀드는 미 달러로 발행된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없이 순수한 크레딧으로만 수익을 얻는다고 보면 된다. 통화 효과 빼고 보면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잠재력이 가장 높다는 것이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의 분석이다.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투자하는데 따른 장점도 있다.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상승과 전 세계 통화의 움직임에 따른 펀드 수익률에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프랭클린 하이일드`펀드는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대우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 (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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