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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레오광산 '성공 열쇠', 익산 파일럿 플랜트

안혜신 기자I 2013.11.11 15:33:55

국내 최초 산화광 대상 습식제련 파일럿 플랜트
볼레오광산 적용 성공시 연 5000억원 매출 성공 기대

[익산=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멕시코 볼레오광산 프로젝트는 광물자원공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이다. 볼레오 광산 개발에만 약 2조원이라는 자금이 투입됐다. 그동안 소지분 분산투자를 주로 해왔던 광물공사가 대주주로 사업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최초의 프로젝트다.

지난 8일 방문한 전북 익산시 자원인력개발원 내 습식제련 파일럿 플랜트(PP)는 볼레오 광산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설명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산화광을 대상으로 한 습식제련 파일럿 플랜트는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다.

전북 익산 습식제련 파일럿 플랜트 내부 전경(광물자원공사 제공)


최근 금속광산은 바로 채취가 가능한 황화광이 아닌, 채취 후 습식제련 방식을 통해 금속을 제련해야하는 산화광이 대부분이다. 이미 자원탐사, 자원개발 사업타당성 평가 및 선광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는 광물공사는 산화광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습식제련 전문가 양성이 필요했다. 이런 필요성에 의해 지난 6월 탄생한 곳이 전북 익산 자원인력개발원에 자리하고 있는 습식제련 파일럿 플랜트다.

파일럿 플랜트란 말 그대로 임시 플랜트다. 볼레오 광산에서 그대로 가져온 암석을 연구해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볼레오 광산 현장 공장을 그대로 축소해서 만들었다. 이곳에서 금속 회수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볼레오 광산에서 동일한 기술을 적용해 성공할 가능성 역시 높아지는 셈이다.

자원인력개발원 면적이 429㎡인만큼 파일럿 플랜트 면적 역시 크지 않다. 처리량 기준으로 볼레오 광산의 약 300분의 1로 축소했다. 자그마한 창고같은 공간에 습식제련에 필요한 기구들이 압축돼 설치돼있는 파일럿 플랜트는 겉으로만 보면 볼레오광산 성공의 열쇠를 쥐고있다고 부르기엔 초라할 정도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는 이곳을 운영한지 6개월여만에 성공적으로 습식제련기술을 확보했다.

습식제련 공정은 먼저 볼레오광산에서 추출한 원광을 침출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광석 중 유가금속을 금속이온으로 용해시키는 작업이다. 이렇게 되면 구리, 코발트, 아연 등 광석에 있던 금속들이 이온으로 녹아내린다.

이렇게 녹은 금속이온에서 필요한 금속만을 따로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기용매를 사용해 금속이온에서 각각 구리농축액, 코발트농축액, 아연농축액 등으로 추출해낸다. 파일럿 플랜트 한쪽에는 이렇게 추출된 푸른색과 붉은색 농축액이 각각 분리돼 담겨있다. 이렇게 분리된 농축액에서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전기를 사용한 전해채취방식을 활용한다. 음극(-)의 전도체를 활용해 구리농축액 속의 구리이온(양극)을 추출하는 것이다.

볼레오광산에서 채취한 원광에서 순도 1.5~2%에 불과했던 구리는 이 습식제련 과정을 통해 순도 99.995%의 구리로 다시 태어난다. 이 복잡한 기술이 자그마한 파일럿 플랜트 안에 모두 담겨있다.

김영훈 박사는 “볼레오는 습식제련 중에서도 상당히 까다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광산”이라면서 “따라서 볼레오 광산에서 기술 적용이 성공하면 다른 곳에서의 기술 적용도 거의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음극(-) 전도체를 통해 추출된 구리를 들어올리는 김영훈 박사(광물자원공사 제공)


광물공사는 올 연말 볼레오 광산의 습식제련 공장을 완공하고, 시범생산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정상적인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구리 5만1000톤(t), 코발트 2000t 등 총 5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봉성 광물자원공사 자원기반본부장은 “볼레오 광산에 대한 초기투자 비용 등으로 인해 늘어났던 부채비율(지난해 기준 177%)이 내년부터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광산을 직접 운영하기위한 기술력을 확보한만큼 향후 매출 증대는 물론 메이저 광업회사로 발돋움하기위한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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