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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악몽 딛고 신뢰 얻겠다..한콘진 ‘공정평가 담당관’ 신설

김현아 기자I 2018.12.26 14:15:32

송성각 전 원장, 2심서도 뇌물 혐의로 징역 4년
평가위원 감시하는 ‘공정평가 담당관’ 신설
이행보증증권 제출 의무 폐지..성폭력 전과자 보조사업 참여제한
신기술 스타트업 소외 안될까?..수요자 중심 과제 선정 의미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6일 서울 중구 CKL 기업지원센터 16층 콘퍼런스 룸에서 열린 ‘신뢰의 한걸음, 새로운 도약 -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사평가 제도개선 경과 발표회’에서 한콘진 김영준 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 불편한 시선을 바꾸고자 노력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업무를 공정한 심사, 투명한 지원, 합리적 선정으로 바꾸겠습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이후 10개월 동안 진행한 ‘심사평가 제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새 원장이 된 김 씨는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선대위 SNS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한 친문 인사다. 다음기획 대표, 음반제작자연대 대표, 세한대 실용음악학부 교수 등을 역임했다.

그는 송성각 전 원장이 최순실씨와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물러난 뒤 한콘진 원장이 됐다. 송 전 원장은 한콘진 사업 수주대가로 사기업에서 3000여만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원장은 이날 “국민의 회초리, 온몸으로 맞겠다. 앞으로도 혁신적인 외부 의견을 수용하겠다”며 긴장감을 내비쳤다.

◇평가위원 감시하는 ‘공정평가 담당관’ 신설

우선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을 심사하는 평가위원을 감시하는 ‘공정평가 담당관’이 신설된다. 공정평가 담당관은 국회 의정활동을 감시하는 옴부즈만처럼 유관기관, 시민단체, 변호사 등 130여 명의 풀을 구성해 평가장에 입회해 심사평가 과정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평가위원 선정 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 9인 및 내부 임직원 2인으로 구성된 ‘심사평가위원회 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평가위원 요건도 현행 5년 이상에서 ‘관리자급 10년 이상의 자’로 상향했다.

평가위원을 3배수로 뽑을 때나 섭외할 때의 과정을 영상 녹화하는 것은 물론, 반칙이나 꼼수가 통하지 않도록 평가위원들이 심사 평가이후 실명 및 상세 총평을 적어 공개토록 했다.

김 원장은 “공정평가 담당관은 공공기관 최초의 도입 사례로 심사위원을 향한 견제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행보증증권 제출 의무 폐지..성폭력 전과자 보조사업 참여제한

내년부터는 영세 기업의 한콘진 지원 사업 문턱을 낮추고, 성폭력 전과자의 보조사업 참여도 제한하며, 지역 우대 및 일자리 창출 기업에 가점을 도입한다.

이행보증증권 제출 의무를 폐지하고 한 기업의 동시 수행과제를 2개 이하로 제한해 영세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히고, 혹시 모를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지원대상 기업의 신용조회는 더 엄격하게 한다.

단년도 회계주의 준수를 통해 회계법 준수 및 이중정산 방지도 추구하며, 지역 우대 및 일자리 창출 기업에는 최대 5점의가점을 줘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콘텐츠 산업이 기여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김 원장은 “한콘진 사업을 수주하는 기업 중 80% 정도는 기업 신용정보 조회가 가능한 기업인데 영세 기업들이 신용정보 조회를 통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성폭력 전과자 참여제한은 관련 법 국회 통과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표한 내용은 법률 개정 없이 원의 규정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며 “2019년 1월 8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2019년 한콘진 지원사업 설명회’를 열어 기업들에 내년 주요 사업을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신기술 스타트업 소외 안될까?..수요자 중심 과제 선정 의미는

한편 이날 김영준 원장은 2019년도 한콘진 지원사업의 방향을 기업의 성장지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역을 우대하고 일자리 창출 기업에 가점을 주겠다고 했다.

유례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 국민 혈세가 지원되는 한콘진 지원사업의 실용적 효과를 강조하는 것은 이해되는 일이나, 정부 지원이 절실한 미래 유망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초기벤처)이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스타트업이 만드는 콘텐츠 융합기술은 당장 수요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승룡 경영본부 본부장은 “미래 기술 분야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관광 등 지역 밀착형 산업과 콘텐츠가 융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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