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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안정세...전문가들 "LTV 완화 필요"

서대웅 기자I 2022.09.08 15:49:30

8월 금융권 가계대출 7000억원 증가
1년 전 대비 증가폭 상당히 둔화
주담대 규제 완화에 정부는 '선 긋기'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대출 시장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를 완화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앞서 7월엔 9000억원 감소했지만 8월 들어 증가 전환했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주담대가 2조8000억원 늘어 전월(2조5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 매매거래 부진에도 집단대출과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진 결과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신용대출·비주담대 등 기타 대출은 2조1000억원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가 1조6000억원 늘었고 기타 대출은 1조3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기타 대출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4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는 작다. 지난해 8월엔 8조6000억원, 2020년 8월엔 14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삼성동 일대.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금지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0%로 적용한 것은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조정 받는 단계에 들어선 지금은 DSR을 유지하는 조건에선 LTV 규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DSR 규제는 엄격히 해야 하지만 LTV 규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좋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가계대출 규모도 중요하지만 대출 증가 속도를 봐야 하는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DSR은 유지하되 LTV는 풀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LTV를 완화하면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며 “그보다 청년, 생애 최초 구입자 등 일부 차주에 한해 DSR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선 긋기’에 나선 상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는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규제 완화 방안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감안해 언젠가는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나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검토, 협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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