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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시대]주택시장 날개 달까.."호재 맞지만, 전세난 우려"

정수영 기자I 2015.03.12 12:06:17
△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대에 진입하면서 전세의 매매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수요자들의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요자가 무턱대고 투자시장에 뛰어들면 향후 가계 부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달 입주하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한강푸르지오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정수영·김성훈 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대에 진입하면서 부동산시장은 들뜬 분위기다. 주택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지난해 거래량(100만여건)을 넘어 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분양시장은 과열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이며, 기존 은행에 자금을 맡겼던 수요자들은 자금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시킬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초저금리는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도로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 자금력이 없는 수요자가 장기 대출로 무턱대고 투자시장에 뛰어들 경우 향후 가계 부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매매·월세 전환 속도 빨라져 전세난 가중”

주택시장은 전세의 매매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 아예 집을 사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량 감소로 전셋값은 더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로 매매시장이나 분양시장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전세시장은 보증금 상승으로 자금 여유가 있는 일부만 이 시장에 남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집주인들이 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사라진 만큼 월세 전환은 빨라질 수 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어려워진 전세난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는 더 늘 수 밖에 없다”며 “봄 이사철 성수기 거래량도 증가하는 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출 금리가 따라 내려가지 않을 경우 시장 움직임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해서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것 같진 않다”며 “금리로 인해 시장에 급격한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시장에도 일부 투자 수요가 가세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저금리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전세가격 상승, 시장 투자 양극화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주와부동산 이윤상 공인중개사는 “봄 학기가 마무리되면서 최근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금리 인하라는 호재가 나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가락시영 및 반포 재건축 단지 등 강남권 초소형 분양 물량에 투자 수요가 크게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 “상가·오피스텔로 자금 대거 몰릴 것”

금리 인하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에상된다. 박원갑 위원은 “통상 자산가 계층이 금리에 민감한 편인데 상가시장에 자금이 들어가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은행 대출이자도 2%대로 내려가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이 5%만 돼도 훨씬 수익률이 나은 것”이라며 “특히 이자 소득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베이비부머의 경우 예금을 예치해봐야 기회비용이 떨어지는 만큼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는 건설업계에도 호재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 등 주택사업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 대출 이자도 줄어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 등 큰 규모의 사업은 제한적이어서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가계 부채 악화다. 함 센터장은 “다만 부채의 총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문제가 나타나는데 부채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무리를 할 경우 가계 부채 건전성이 위험해지는 만큼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남수 팀장도 “중장기적으로 외부 요인에 따라 금리가 올라간다고 할 경우 차후 하우스 푸어가 다시 증가할 소지도 있다”며 “정부가 빚내서 집을 사라고 재촉하는 상황에 몇년 후 입주 물량 과다로 집값에 변동이 생기면 문제가 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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