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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밥솥 시장, 쿠첸 웨이로 뚫는다"…'IR미작' 출시한 이대희 쿠첸 대표

박경훈 기자I 2017.09.06 13:52:33

쿠첸, 신제품 IR밥솥 7종 출시…지난해 1종과 함께 라인업 구축
밥솥 시장 포화 상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뚫을 것
사드 영향, 베트남에 공들이고 있어…하반기 소형가전 등도 출시
"소비자의 입, 소비자의 말에서 답 찾을 것"

이대희 쿠첸 대표가 IR미작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쿠첸)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기존 영역에서 싸우지 않고 저희만의 길, ’쿠첸 웨이(way)‘를 걷겠습니다.”

이대희(46) 쿠첸(225650)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신형 프리미엄 밥솥, ‘IR(Infrared rays sensor·적외선)미작(味作)’으로 포화된 시장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IR밥솥 1종을 출시한 쿠첸은 이날 IR미작 7종을 추가로 출시하며 관련 라인업을 완성했다. IR 기술을 이용한 밥솥은 비접촉식 적외선 온도제어방식으로 기존 아날로그 센서에 비해 맛을 다양화했다. 특히 가마솥밥, 돌솥밥, 뚝배기밥 등 세분화된 메뉴를 선사한다.

이동건(79) 부방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LG전자(066570) 수출영업부로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뗐다. 이후 2004년 쿠첸의 전신인 부방테크론 기획팀에 입사하면서부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부방테크론 입사 4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뒤 37살의 나이에 부방테크론 대표에 선임됐다. 2014년부터 쿠첸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밥솥시장의 위기를 반복해서 말했다. 쿠첸에 따르면 전체 밥솥 시장은 지난 2010년 4200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4400억원, 2014년 5300억원 등 성장을 거듭했지만 이후 정체에 빠졌다. 시장 포화의 조짐은 숫자로 현실화됐다.

라이벌이자 업계 1위인 쿠쿠전자(192400)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매출액(3566억원)과 영업이익(425억원)이 각각 0.4%, 14.6% 감소했다. 중국 관련 수출은 57.4%나 급감했다.

쿠첸이 IR미작 7종을 출시하며 국내 최초 IR밥솥 라인업을 완성했다. (사진=쿠첸)
쿠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쿠첸의 매출액은 2014년 2585억원, 2015년 2567억원, 지난해 2726억원 등 횡보를 거듭했다. 특히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한 11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51억원, 당기순손실 또한 48억원을 기록했다. 주 원인은 중고급 제품군의 실적 악화에 있다. 이전까지 쿠첸의 최고급 제품군인 IH(Induction Heating·인덕션 히팅)밥솥의 상반기 매출은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중급 제품군인 열판압력밥솥 매출은 226억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나 축소했다.

이 대표 역시 “올 상반기 중 대대적인 라인업 구조조정을 완료했다”며 “전체 제품이 100이라면 현재 70까지 줄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IR 기술을 적용한 밥솥은 쿠첸 외 없는 상태다. 그는 “기존 IH 제품군 최고 가격이 60만원대 였다면 IR은 70만원 중반대”라며 “올해 쿠첸 밥솥 매출의 10%, 2020년까지 절반 정도인 15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근래 한국 밥솥의 인기가 꾸준히 오르자 지난해 쿠첸은 중국의 가전업체 메이디(Midea)와 손을 잡고 합자회사(JV)를 세웠다. 하지만 이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여파가 휘몰아쳤다. 이 대표는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중국 상황은 하루 아침에 바뀔 게 아니다”며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밥솥에 치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하반기 부터 소형가전과 쿠커류를 국내·외에 내놓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저희는 타사와의 비교보다 소비자의 입, 소비자의 말에서 답을 찾겠다”며 “이것이 바로 쿠첸 웨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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