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日소비세 인상안 중의원 통과..정계재편 예고

임일곤 기자I 2012.06.26 17:20:51

예상대로 찬성 대다수로 통과
오자와, 신당 창당 움직임..현 정권 위기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말 많던 일본의 소비세 인상안이 결국 중의원(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안을 반대해온 정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이를 계기로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어 정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회는 이날 오후에 중의원 본회의를 열고 소비세 인상안이 담긴 사회보장과 세금일체개혁 법안을 찬성 363표, 반대 96표로 가결했다. 예상대로 집권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자민당과 공명당 등 야당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무난하게 가결됐다. 이후 참의원(상원)에서 법안 심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8월 초에는 법안 성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한 소비세 인상안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단계에 걸쳐 오는 2015년까지 10%로 인상한다는 내용이다.하지만 일본 정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 부담이 큰 증세를 요구하기 전 행정과 재정개혁을 실행해야 한다”며 반대하면서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날 중의원 표결에서도 오자와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민주당 의원들 5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 전 대표는 이번 표결을 계기로 탈당과 신당 창당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른바 `소비세 정국`은 민주당의 분열 사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자와 그룹이 소비세 인상안 반대를 계기로 노다 총리와 완전히 돌아선다면 총리 지도력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내분이 격화될 수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오자와 전 대표가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에서 이탈할 의원들의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다. 중의원 전체 의석수 480석 가운데 오자와를 따라 이탈할 의원 수가 54명 이상이라면 중의원에서 민주당 의석수는 과반수에 못 미치는 238석으로 줄어들게 돼 정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야당이 내각 불신임 결의안 등을 상정할 경우 노다 정권에 최대 위협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소비세 인상법안의 중의원 통과에는 노다 총리의 강한 추진력이 돋보였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총리는 국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에 이르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며 판단, 정치적 인기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세 인상을 관철시키는 법안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