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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예외없다…강경 긴축 공포에 美 증시 또 하락

김정남 기자I 2023.06.23 23:37:00

연준, 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 강경 긴축 행보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초강세장을 이어왔다가, 다소 조정을 받고 있는 기류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강경 긴축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부상했고, 투심은 쪼그라 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4%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8% 내리고 있다. S&P 지수는 계속 4400선을 밑돌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2% 떨어지고 있다.

(사진=AFP 제공)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예상 밖 긴축 행보에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고 잇는 탓이다. 영국 영란은행(BOE)은 전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50%에서 5.00%로 50bp(1bp=0.01%포인트) 인상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시장은 당초 25bp 인상을 유력하게 봤으나, 최근 나온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7%에 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BOE의 최종금리가 6%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JP모건 캐런 워드 이코노미스트는 “물가를 잡으려면 침체를 만들어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 스위스 중앙은행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각각 25bp, 50bp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하 ‘역주행’ 기조를 고수했던 튀르키예마저 무려 650bp 올리며 갑자기 인상 기조로 돌아섰다. 튀르키예의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유로존 경제 지표는 둔화를 가리켰다. 이날 나온 이번달 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6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44.8)를 밑돌았다. 서비스업 PMI 역시 52.4를 기록해 예상치(54.5)를 하회했다. 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1~22일 이틀간 의회에 나간 자리에서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고, 시장은 이를 조금씩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융 유마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이 연말 한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전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탄력성과 물가상승률 둔화를 보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가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긴축을 멈추지 않는다면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는다면 올해 말에서 내년 1분기 사이에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중반까지 미국 노동시장의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 사라질 것이라는 게 JP모건 분석이다.

최근 초강세장을 이끌다시피 했던 빅테크주 역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날 역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모두 하락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베누 크리슈나 전략가는 “인공지능(AI)의 주요 수혜주들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거품이 낀 것처럼 보이는 광범위한 기술주 전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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