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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투기등급 회사채펀드서 173억 유출…우크라 사태에 커진 위험회피

최정희 기자I 2022.03.10 12:00:00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작년 투기등급 회사채 펀드 유출액 대비 10배 급증
대출채권 담보부증권 금리, 2020년 4월 이후 최고 기록
미리 금리 올린 탓에 신흥국엔 자금 유입 지속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금리 인상 등 긴축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표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으로 높아졌다.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 펀드자금은 올 들어 16일까지 172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작년 한 해 순유출액 17억9000만달러 대비 10배 가량 유출액이 커진 것이다.

고위험 채권에 대한 신용위기 경계감이 커지면서 투기 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됐다.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2월 22일 3.89%포인트로 2020년 11월 23일 3.91%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고위험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대출채권 담보부증권(CLO)은 지난 달 22일 2.85%로 2020년 4월 8일 3.03% 이후 가장 높게 올랐다. CLO금리가 팬데믹 당시 수준 만큼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에선 주가의 고평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위험·고수익 종목인 밈(Meme)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임스탑이 연초 이후 30% 넘게 급락했고 AMC 또한 40% 넘게 하락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발행도 1월 23건, 48억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스팩 발행 건수와 금액은 각각 85건, 238억달러에 달했다.

암호자산이나 대체투자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지고 있다. 대체투자 펀드에선 1월 300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돼 두 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암호자산 거래량은 2월 21억달러 규모로 1년전(45억달러) 대비 반토막 났다.

특히 신흥국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신흥국 국채 수익률과 미 국채 수익률 간의 차이를 가중평균한 EMBI플러스 스프레드가 2월 22일 439.75%포인트로 2020년 7월 14일(440.77%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그나마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정책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유인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증권 투자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채권, 주식 자금 유입은 1월 117억달러로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미 달러화 강세가 제한된 가운데 캐리트레이드(달러화를 매도하고 신흥국 통화표시 자산 매입) 투자 매력이 높아진 점이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 유입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올 들어 정책금리를 빠르게 인상했거나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캐리트레이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시장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미 장기금리의 상승폭이나 달러화 강세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자본 유출 압력이 확대되고 대외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외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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