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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레바논 공격 계획 승인…18년 만의 전면전 우려

방성훈 기자I 2024.06.19 14:47:08

헤즈볼라, 이스라엘 북부 도시 촬영한 드론 영상 공개
공격 의사로 받아들여져…이스라엘 외무, 전면전 시사
헤즈볼라 사령관 사망 후 교전 격화…확전 가능성↑
전문가 "전면전시 양측 모두 민간인 포함 피해 커질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가 공개한 이스라엘 북부 드론 촬영 영상. (사진=CNN, 알마야딘뉴스 )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맞닿은) 북부 국경에서 사령관과 작전참모가 전황 평가 회의에서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며 “계획이 유효해지면서 모든 병력의 전투준비태세를 지속 강화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도 전면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헤즈볼라와 레바논을 상대로 경기 규칙을 바꾸기로 결정하는 순간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전면전에서 헤즈볼라는 파괴될 것이며, 레바논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 승인은 이날 헤즈볼라가 드론으로 촬영한 9분짜리 영상을 공개한 직후, 또 미국의 아모스 호슈타인 특사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상엔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파의 북부 크라요트와 하이파 인근 및 항구의 군사시설 모습이 담겼다. 크라요트는 레바논과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28㎞ 떨어진 곳으로 민간인 주거 지역으로 쇼핑몰과 고층 건물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 지역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이파의 요나 야하브 시장이 드론 영상 공개를 “심리적 테러”라고 규정하며 이스라엘군에 도시에 대한 보호 계획을 촉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상을 촬영한 드론은 이란산 Qasaf-2k 모델로 현지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 지원 등을 명목으로 북부 국경에서 이스라엘군과 무력 충돌을 지속해 왔다. 5000발 이상의 로켓, 미사일, 드론을 쏟아부으며 팔레스타인 국민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모두 이란을 배후로 둔 무장단체다.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가 사망한 뒤 양측 간 교전은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보복을 경고하며 지난 13~14일 이틀 동안 수백발의 로켓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북부를 타격했다.

헤즈볼라는 가자 전쟁이 중단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레바논 국경에서 철군을 요구하며 대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006년 34일 전쟁을 치른 전력이 있는 만큼,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은 “그동안 양국에서 수만명의 이재민과 사상자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예비역 준장 슐로모 브롬은 뉴욕타임스(NYT)에 “전면전 발생시 엄청난 수의 헤즈볼라 드론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압도할 수 있다. 또 헤즈볼라 병력은 시리아 내전 등으로 전투 경험이 풍부하다”며 “이스라엘 국경 지역은 물론 더 깊숙한 내부 지역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역시 헤즈볼라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 경우 민간인들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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