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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서(사진·60)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키오스트) 원장은 종합해양연구기관인 키오스트에서 38년간 한우물만 판 해양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다. 심해저 광물 자원의 탐사·개발을 관리·감독하는 국제해저기구의 법률기술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김 원장은 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우리나라가 분발해 해저광물 개발을 위한 본격적 투자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해양자원 개발’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는 중국 등 주변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중국은 자체 개발한 심해유인잠수정을 타고 해저에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꽂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며 “과거에 우주 개발을 하면서 곳곳에 경쟁적으로 깃발을 꽂은 것처럼 최근엔 해저 영토권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로는 장기적인 경제성 때문이다. 김 원장은 “각국에서 수중 로봇 등 해저광물 개발에 나선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뒤에 해저광물 자원의 경제성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원장은 프랑스 심해유인잠수정을 타고 수심 5000미터가 넘는 태평양 해저를 직접 탐사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해저에 가보면 망간단괴 등 광물이 빈틈 없이 쌓여 있다”며 “이를 탐사·개발하는 국가가 이런 노다지 자원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망간단괴, 해저열수광상, 망간각 등 3개 광종에 대한 독점 탐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심해저 활동 등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심해유인잠수정을 만드는 예산조차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원장은 “심해유인잠수정 기술 평가에 통과했지만 (기획재정부) 내년도 예산안에는 포함되지 못했다”며 “‘심해유인잠수정을 만들면 당장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느냐’는 질문에 막혔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김 원장은 단기적인 이익보단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국제해저기구를 통한 탐사권 신청이 2010년 이후 잇따라 증가 추세다. 멀지 않아 심해저 광물자원에 대한 심해저 상업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며 “심해저 개발을 선도하는 기술력 확보, 개발 주체와 국가 간 책임 규정, 효율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멀리 미래를 보고 지원을 늘리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때”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