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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옮을까봐"…강아지 죽인 중국 방역요원 '뭇매'

신정은 기자I 2022.04.07 14:30:09

봉쇄된 아파트에서 뛰어나온 강아지 때려죽여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봉쇄된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요원이 길가에 뛰어든 애완견 한 마리를 죽인 사건이 발생해 비난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웨이신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상하이 푸둥 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지키던 방역요원 한 명이 봉쇄된 아파트에서 벗어나 길가로 뛰쳐나간 웰시코기로 추정되는 강아지 한 마리를 때려죽이는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에서 방역요원은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쫓아가 손에 들고 있던 도구로 강아지를 마구 때렸다. 영상을 찍은 주민은 “너무 잔혹하다”며 방역 요원을 비난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칸칸신문 등에 따르면 이 강아지의 주인은 해당 커뮤니티 채팅방에서 “강아지를 버린 것이 아니라, 집안에 사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격리차에 이송되는 과정에서 담당자에게 보살펴 달라고 전달했다. 차라리 밖에 풀어줬으면 굶어죽지 않고 목숨이라도 건졌을텐데 이렇게 때려죽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공식입장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푸뎬영상이라는 한 영상 제작플랫폼은 해당 커뮤니티의 방역 담당자로 추정되는 이와 통화한 음성을 공개했다. 그는 “강아지 주인이 (코로나19) 양성 결과를 받았고 어떤 세균 같은 것이 전염될까 걱정이 돼서 그랬다”며 “주도면밀하지 못했다. 당시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 총서기가 주인과 연락을 해서 배상 문제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 중국 내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네티즌들은 “배상하면 다냐. 어떻게 값을 매길 것이냐”, “코로나19는 바이러스지 세균이 아니다. 왜 죽였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지나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일부 블로거들은 “상하이라는 대도시가 어떻게 이렇게 변했나”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상하이의 한 방역요원이 6일 아파트 앞에 뛰쳐나온 강아지를 죽이고 있는 영상. 사진=웨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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