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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파트 '특공' ‘메스’…중기부·충남대병원은 막차탄다

정두리 기자I 2021.04.05 13:56:52

올해 특공비율 기존 40%→30%로 축소…내년 20%로 축소
세종시·혁신도시 '중복' 특공 제한…1인1회로 한정
올해 1월 이전고시난 중기부·충남대병원은 특공자격 유지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강화된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세종에서의 특별공급 자격을 전면 개편한다. 특공 대상을 수도권에서 본사를 이전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올해 특공 비율은 전체 공급 물량의 30%로 제한된다. 내년부터는 전체 물량의 20%까지 축소된다.

이는 공직자들이 이전기관 종사자 특공 제도를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뒤늦게 특공 요건 등을 강화키로 한 조치다. 다만 세종시 이전이 예정돼있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충남대병원 등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특공 ‘막차’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세종시 다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의 후속조치로 행복도시(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제도 개편에 관한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행복도시 주택특별공급 세부운영기준’ 등에 대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투기 근절대책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운영된 이전기관 특공 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목적을 뒀다. 앞서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중앙부처 고위 공직자 상당수가 공무원 특공을 통해 취득한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해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우선 비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관에 대한 특공을 제한한다. 행복도시에 본사·지사를 신설하거나 타 지역 지사를 이전해 특공을 받을 수 없도록 신설·일부 이전 기관의 경우 특공 대상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임대 이전 등 한시적으로 이전한 기관이 특공을 받지 않도록 건축물 건설 또는 매입으로 이전방식을 제한했다.

기관별 특별공급 요건도 한층 강화된다. 기업의 투자금 요건의 경우 일반기업은 기존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된다. 투자금 요건이 없던 벤처기업은 앞으로 투자금 30억원을 내야 한다. 병원은 500병상 이상의 종합 병원만 특공 대상이 된다. 연구기관은 100명 이상 상시 연구인력을 확보한 기관으로 한정되며, 국제기구는 임대 거주가 많아 특공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공 비율은 올해 상반기까지 40%였으나 올 하반기 30%로 낮추고, 내년부터는 20%로 줄인다. 또 특공을 대상·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1인 1회로 한정(철거민 특공은 제외), 중복 특별공급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올해 1월 이전고시가 난 중소기업부와 충남대병원 직원에 관해서는 특공 자격을 그대로 부여하기로 했다. 중기부의 경우 정부대전청사에서 자가용으로 30분 거리의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하는데 특공 자격이 부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기관은 이전고시가 된 시점에 특공이 발생했기 때문에 자격을 취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소급적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4월 중순 입법예고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달 중 세종시 특공 물량도 확정할 방침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무원 특공 자격이 개정되면서 무주택 시민들에게는 주택 공급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원치 않는 거주지 이전을 해야 하는 무주택자 공무원의 경우 혜택이 축소돼 일부 반발도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 개편이 일정 수준 안배가 필요한 만큼, 중기부 특공 자격까지 소급적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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