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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업용 부동산 '경고등'…"중소 지역은행 추가 파산 위험"

하상렬 기자I 2023.06.05 16:41:04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고점 대비 11%↓
모기지 시장도 위축…대출·담보부증권 둔화
"銀 익스포저 2008년 금융위기 수준…파산 요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여건과 금융 불안으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따른 일부 중소 지역은행들의 파산을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박미정 부전문위원은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험요인 및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사무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CRE)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CRE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증권(CMBS) 발행도 크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CRE 가격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 작년 7월 고점 대비 11% 하락했다. 주택가격(-6.6%) 보다 가파른 하락세다. 특히 사무실(-7.3%)과 다세대주택(-14.4%)의 공급우위가 주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업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위축됐다. 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작년까지 급격히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 신규 대출과 CMBS 발행량 등이 모두 감소했다. 올 1분기 CRE 신규 대출은 전년동기비 -56%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2014년 이후 가장 낮아졌다. CMBS 신규 발행도 1분기 60억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비 78% 감소해 11년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박 부전문위원은 이같은 상업용 부동산의 급격한 가치 하락과 조달비용 상승은 모기지 부실 심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거용 모기지가 대부분 30년 고정금리 대출로 이뤄지는 반면 상업용은 5~20년 만기 변동금리 비중이 약 43%로 높아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다”며 “내년까지 약 1조4000억달러 상당의 상업용 모기지 만기가 도래할 예정으로, 리파이낸싱(차환)율은 대출만기가 집중된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소은행권 자산건전성 악화도 우려됐다. 금융기관별 상업용 모기지 대출은 은행이 50.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중 70%가 중소형 은행에 집중돼 있어 잠재적 손실 확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형 은행의 CRE 익스포저 규모 1조9600억달러로 대형은행의 2.3배에 이른다.

박 부전문위원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손실 확대도 예상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냉각은 CMBS 부실화, 개방형 상업용 부동산 펀드의 대량 환매 위험 노출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박 부전문위원은 미국 은행권의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진했던 상업용 부동산 경기는 미국 경제의 이중침체를 야기할 정도의 대형 리스크는 아니었지만, 중소형 은행의 추가 파산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관련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은행권 총자산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약 13%로 2007~2009년 14.6%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며 “전반적인 임차수요 감소와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사무실 부동산 가치는 대대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해 팬데믹 이전 대비 40%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적인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박 부전문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중 조정이 집중되고 있는 사무실 모기지는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보다 규모가 작다”며 “사무실 CRE와 CMBS 부문의 증권화 정도가 낮다는 점도 당시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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