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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 징역 20년"…中 이번엔 '미니언즈2' 검열 후 결말 바꿔

이현정 기자I 2022.08.23 15:52:58

중국판, 상영시간 1분 더 길고 결말 정반대
SNS서 비판 빗발…"누가 영화관 가겠느냐"
중국 당국, 해외영화 '교훈적' 내용으로 수정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중국 당국이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를 검열해 결말을 정반대의 내용으로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당국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의 결말을 검열해 교훈적인 내용으로 수정했다. (사진=@thestranger515트위터)
22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는 “최근 개봉한 미니언즈2는 원작보다 상영시간이 1분 더 길며 결말 내용도 다르다”는 글이 올라왔다.

미니언즈2 원작은 경찰에 붙잡힌 악당 캐릭터 ‘와일드 너클즈’가 죽은 척 위장해 탈출한 뒤, 조력자 캐릭터 ‘그루’와 자동차를 타고 달아나는 장면으로 끝난다. 하지만 웨이보 게시물들에 따르면 중국 상영판의 결말은 와일드 너클즈가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되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또 “그루는 마침내 선량한 사람이 돼 집으로 돌아갔다. 그의 최대 업적은 세 딸의 아버지가 된 것”이라는 자막도 추가됐다.

웨이보에는 원작과 상반된 내용에 실망한 미니언즈 팬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파워포인트(PPT)로 한 것 같은 조악한 수정에 놀랐다”, “이렇게 사소한 내용도 바꿔버리면 누가 영화관에 가겠느냐” 등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 미니언즈2를 배급한 ‘화샤 필름 디스트리뷰션’과 ‘차이나 필름 코퍼레이션’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에 수입되는 해외 영상물들에 대해 철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처럼 악당이 공권력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내용은 교훈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수정 대상이 된다. 199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도 주인공이 건물을 폭파시키는 장면은 삭제되고, “주인공은 계획이 발각돼 경찰에 체포됐다”는 자막이 삽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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