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시장 안정화 효과는 아직 ‘미지수’
정부는 지난 13일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내놓은 ‘주거복지 로드맵’에 이은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의 일환이다. 이번 대책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다주택자에게 8년 이상 임대 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을 50%에서 70%로 확대하고 취득·재산세 감면, 건강보험료 인하, 임대소득세 분리과세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서민 주거안정 방안이 마련됐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혜택 효과로 등록 임대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 세입자는 주거 불안 문제가 최소화되고 임대인은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사회 전반으로는 등록 임대주택이 확대돼 임대차 시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년 이상 임대, 임대소득 연 2000만원 이하, 85㎡ 이하 소형주택, 6억원 이하 주택 등에 혜택이 집중돼 임대사업자로 등록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임대소득 연 2000만원 이상은 종합과세로 유지되고 8년 이상 장기임대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유 주택수별로 셈법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로 보유 목적이 자본 이득(capital gain)인 2주택자에게는 8년간 묶이는 임대사업자 등록 유인이 적고 갭 투자자도 사업자 등록 시 전월세 가격을 크게 올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절세폭이 커져 사업자 등록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대책 발표를 끝으로 부동산 규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지난 12일 0.68% 오른데 이어 대책이 나온 13일 2.70%나 올랐다. 이날도 오전 11시23분 현재 전일대비 0.97% 오른 104.05를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120대를 유지하다가 규제 리스크로 10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19대책부터 시작한 주택시장 정책은 사실상 종료됐고 8·2대책에서 규제 강도 정점을 찍은 후 현실적인 대안 찾기에 노력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내년 국내 건설사 실적이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턴어라운드 트리거가 작동하고 있어 건설업종 상승여력은 높다”고 강조했다.
대출 규제나 공급물량 축소, 입주물량 증가, 양도세 중과, 금리 인상, 후분양제 검토 등 주택 조정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대응력이 높은 대형사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랜드와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청약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형사가 시장점유율(MS)를 늘릴 기회”라며 “재정비, 자체개발, 일반도급 등 주택 공급 유형 선택지가 다양한 대형 건설사에게 유리한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은 성향을 감안하면 기초건자재 분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자 연구원은 “5년간 100만호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시 매매전환 수요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부터 시행될 다양한 규제로 주택 분양 속도도 조절될 것”이라며 “시멘트·유리·단열재 등 기초건자재를 사는 전략을 유효하고 건자재 중 한일시멘트(003300), 아세아시멘트(183190), KCC(002380)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