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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거리에 또 롯데?..롯데 복합쇼핑몰 중복투자 우려

안승찬 기자I 2014.04.08 15:08:45

롯데백화점-롯데자산개발, 각각 복합쇼핑몰 개발
과천과 의왕 부지 차로 20분 거리..중복투자 우려
"두 지역 상권 엄연히 다르다" 롯데 자신감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신세계가 공을 들여왔던 의왕시 부지를 롯데가 가져가면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km 인근 지역에 또 다른 롯데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롯데자산개발이 개발하는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위)와 롯데백화점이 부지를 매입한 의왕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복합쇼핑몰 위치(아래). 직선 거리가 10km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네이버지도 캡쳐)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이 지난 3일 의왕시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부지를 전격 매입한 같은 날,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은 과천시와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롯데백화점은 의왕 백운지식문화밸리 내에, 롯데자산개발은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 내에 각각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세울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2017년까지 의왕 복합쇼핑몰 건설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문제는 두 개의 ‘롯데’ 복합쇼핑몰 위치가 너무 가깝다는 점이다. 백운지식문화밸리와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는 직선거리로 10km 정도에 불과하다.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따라서 이 지역이 대규모 복합쇼핑몰 2개를 과연 소화할 수 있는 지역이냐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 의왕 부지는 신세계가 공을 들였던 땅이었다. 신세계가 막판 가격 협상에서 이견이 생기자, 롯데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부지를 전격 매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의왕시 측이 기존에 생각했던 토지 가격보다 20% 이상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롯데는 높아진 토지 가격을 감수했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지 가격이 처음 논의됐을 때보다 높아진 데다 과천과의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롯데가 전에 없는 공격적인 투자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상권이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거리가 가까울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이동하는 동선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자산개발이 엇박자를 내는 것이란 해석도 내놓는다. 외부 출신인 김창권 대표가 맡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이 다른 롯데 계열사가 협조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성과를 내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모건스탠리 부동산투자팀을 거쳐 삼성KPMG 부동산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0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영입됐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원래 롯데자산개발의 역할은 부동산개발이지만,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복합쇼핑몰 계획은 사전 계획부터 윗선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모르고 겹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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