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해외 대체투자에서 잇달아 손실을 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낸 곳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일본도 최근 인플레이션 조짐과 엔화 약세 등으로 긴축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 적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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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글로벌 부동산데이터 전문기업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상업용부동산 투자규모는 지난 2분기 기준 3조71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8% 증가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부동산투자회사인 SC캐피탈, 메이플트리인베스트먼트 등이 잇달아 일본 호텔, 물류센터, 골프장 등에 투자했다. 중동 국부펀드 등이 출자한 JHRA도 지난 7월 일본 호텔 27곳에 투자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RCA가 산출하는 글로벌 주요 도시 가격지수(CPPI)를 보면 도쿄 상업용 부동산 가격 전년대비 상승률은 작년 4분기 5.7%로 글로벌 지수 상승률 3.7%를 웃돌았고, 올해 1분기에도 3.2% 올라 글로벌지수가 3.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분기엔 4.7% 빠졌지만 글로벌 지수 하락률 6.6%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도쿄 지역 중에서도 5구 가격은 보합에 머물렀다.
그 덕에 대신증권은 지난 5월 일본 도쿄 신주쿠구 소재 오피스 빌딩 ‘그라피오 니시 신주쿠’ 관련 펀드를 내수부익률(IRR) 기준 약 29%에 청산했다. 지난 2021년 11월에 매입한 건물로 2년도 안돼 수익을 확정하고 엑시트한 것이다.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싸이칸홀딩스는 올해 1분기 일본 규슈 사가현에 위치한 골프장 2곳을 각각 100억원 안팎에 인수했다. 국내 회사가 ‘사옥 이용 목적’으로 일본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도 있다. NHN는 작년 8월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오피스를 175억8596만엔(약 1621억원)에 사들였다. NHN 일본 법인인 NHN 재팬이 사옥으로 쓰기 위해서다.
다만 지금이 일본 부동산 매수의 ‘적기’인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찍힌다. 일본 부동산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금리상승에 따른 유동성 위축, 해외 대체투자 손실 여파 등이 투자위험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부동산 매수는 지난 2019년을 정점으로 꺾였다. 저금리 기조였던지난 2019년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부동산 매수 규모가 약 1400억엔에 이르렀지만 2020년에는 444억엔대, 2021년에는 522억엔대로 줄었다. 작년에는 약 176억엔으로 급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와 현지 우호적인 대출 환경 등으로 일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실제 실행에 옮긴 곳은 많지 않은 듯 하다”며 “이제 와서 투자하려니 가격도 올랐고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할 시점이라 해외 부동산 투자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