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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회장(평촌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30일 의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생존 가능성이 높은 중환자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신속히 이송하지 못해 사망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실에 사망자가 먼저 이송되고 여기에 교통 체증까지 더해지면서 생존 가능성이 있던 중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부상자는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먼저 생존 가능성이 높은 중환자부터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사고 현장의 통제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당시 교통통제 등 현장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부상자 이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80명 이상이 현장 통제에서 벗어나 개별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통제에서 벗어난 사망자가 응급실에 먼저 도착하면서 정작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 대한 충분한 치료가 제때에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시민들이 현장에서 실시한 심폐소생술 조치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서도 “최선의 조치는 아니었다”며 아쉬워했다. 이 회장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숭고한 행위이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며 ”심폐소생술을 받은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은 인력이 충분하다면 전문가가 하는 게 원칙이고, 차라리 일반 시민들은 사고 현장이 더 혼란스러워지지 않도록 통제를 하거나 심폐소생술 장면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돕는 게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과 유튜버의 무분별한 취재 행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들이 유튜버들과 다름없이 사고 장면을 여과 없이 찍어 내보내는 바람에 희생자들의 인권이 침해됐다”며 “몰려든 취재 차량이나 인력들로 인해 현장의 혼란과 교통 정체가 더 심해져 현장 통제가 더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