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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도 개인맞춤형 시대…아모레퍼시픽 '선두'

이혜라 기자I 2021.05.07 16:18:47

작년 제도 도입 후 관련 시장 확대 속도
아모레, LG생건 등 시판, 검토 움직임
업체별 편차 뚜렷…"생산·연구 시설 등 확보 필요"

아모레퍼시픽 광교점에 설치된 맞춤형 입욕제 제조 서비스 ‘배스봇’ 부스(왼쪽) 및 서울 명동 아이오페 랩에서 맞춤형 앰플 및 마스크 제조 전 피부 진단을 받는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이혜라 기자)
[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화장품업계가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맞춤형 화장품에 승부수를 던졌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가 개성과 나만을 위한 경험 및 제품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맞춤형 화장품으로 이들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맞춤형 화장품은 이미 제조된 화장품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혼합한 화장품 또는 이를 소분한 제품으로 기초 스킨케어 제품뿐 아니라 바디용품, 방향용 제품, 색조 화장품 등도 맞춤형 제조가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3월 맞춤형화장품 판매업 및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화장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최근 맞춤형 입욕제 제조서비스인 ‘배스봇(bathbot)’을 선보였다. 이는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간단한 피부 테스트 등을 거쳐 원하는 향, 색 등을 선택하면 두 시간에 걸쳐 맞춤 입욕제가 제조되는 방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인 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배스봇 서비스에 앞서 지난해엔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얼굴 크기, 피부 상태에 따라 마스크팩을 제조하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달엔 100가지 베이스메이크업 색상 중 개인 선호에 따라 파운데이션·쿠션 제품을 제조, 구매할 수 있는 ‘베이스피커’를 내놨다. 특히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게 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 2017년 커스터마이징(고객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맞춤 제작 서비스) 앰플을 일부 백화점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이후 이렇다할 서비스 출시가 없었지만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신고 및 조제관리사 인력 채용 등 정식 판매를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사업 진행 브랜드 선정 등 제반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018250)은 현재까진 맞춤형 화장품 관련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고객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관련 제품 제조에 4차산업 기술 등이 접목되고 있어 화장품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맞춤형 화장품의 생산·판매 구조가 대량 생산을 통해 수익을 내던 방식과 차이가 있고,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업체별 사업 집중도나 전략에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시장 규모가 작아 투자 비용만큼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관련 기반을 이미 확보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다”며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정비된 후 여러 맹점이 보완됐지만, 아직도 업계가 식약처 등과 함께 다양한 부분을 논의·고민하는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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